김일(73)과 안토니오 이노키(58), 그리고 자이언트 바바.
60,70년대 프로레슬링계를 풍미했던 한일 양국의 국민적 스타이자 역도산 문하의 '3대 제자'다.
마치 무협소설에 등장하는 '누구 누구의 몇 대 문하'라는 말이 어색할지 몰라도 이들은 분명 세파에 고생하고 있던 당시 국민들에게 희망과 환희를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영웅도 세월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일까?
국민적 우상이었던 김일씨는 현재 을지병원에서 장기치료중이다.
현역시절 3,000회가 넘는 경기를 통해 얻은 지병 때문에 말년에 고생이 심하다.
일본에서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 김일씨는 을지병원의 박준영 이사장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중.
현역 시절 상대 선수의 비열한 방법(못,의자 등을 사용한 필살기)에 처절하게 피를 흘리다가 코브라트위스트와 같은 정통 기술로 상대를 제압하고 특유의 '박치기'로 경기를 종말지었던 화려한 경력자의 노후로선 참담하지 그지 없는 상황.
반면 김일씨와 최고의 빅매치를 벌였던 일본의 이노키는 국민적인 관심에 힘입어 정치인으로 자리를 잡았고 지금도 신일본 프로레슬링의 실질적인 오노로 활동하고 있다.
근래에는 한일간의 축구 경기, 박찬호와 이치로의 대결 등이 국민적인 관심사였지만 60,70년대에는 김일과 이노키의 대결이라면 동네의 모든 사람들이 TV앞에 몰려들 정도로 깊은 애정과 사랑을 차지했다.
따라서 김일씨 못지않게 한국인들에게 깊이 인식되어 있던 선수가 바로 이노키.
그가 최근 법정 공방에 휩싸이고 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이노키 자신이 관장하는 신일본 프로레슬링 선수들은 타 연맹, 즉 전일본 프로레슬링에서 대량으로 빼내가 문제가 생겼고 이에 양쪽에서 법적 대응을 벌이고 있는 상황.
무토 케이지를 비롯해 무려 8명이나 남한테 뺏기고 말았으니 이노키 역시 열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 연맹의 수뇌로서, 한 국가의 정치인으로서 성장한 이노키.
역도산의 문하생으로 고생했던 김일씨는 노년에 질병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비해 비교적 승승장구하며 인생을 살아온 그가 인생 후반기에 크고 작은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노년을 병상에서 외로이 지내고 있는 김일씨.
역시 법적인 문제로 괴로움을 당하고 있는 안토니오 이노키.
역도산의 문하생들의 공통점이 말년 고생인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두 스타의 말년 인생을 바라보는 팬들은 찹착하기만 하다.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