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본시장 개방압력 등 ‘워싱턴 노선’에 저항하지 않으면 또다시 환란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미국의 아시아문제 전문가인 찰머스 존슨(사진)이 경고했다.
존슨씨는 27일자 LA타임스 기고문에서 한국의 환란은 멕시코, 인도네시아, 태국, 브라질, 러시아, 아르헨티나의 재정위기와 마찬가지로 영미계 경제모델을 충실히 따르면서 야기됐다고 지적했다.
존슨씨는 미 재무부와 그 ‘꼭두각시’인 IMF가 강요하는 영미계 경제모델은 국내시장을 국제자본에 개방하고 임금과 극빈계층 구제, 대서민 서비스를 줄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씨는 현재 한국 경제가 내수와 대중국 수출에 힘입어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보다 좋게 성장하고 있으나 소위 ‘워싱턴 컨센서스’로 불리는 미 재무부와 IMF의 일치된 입장을 과신하는 서울의 일부 시장 분석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기업 경영 시 미국기준을 더욱 신봉해줄 것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슨씨는 한국이 이런 조언을 따른다면 또 한번 경제 혼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국은 자신만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경제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경제모델 대안으로 △장기적인 대중국 경쟁력 강화 △하이테크 및 엔지니어링 분야의 상품 혁신 △건축 의학교육 사업기획 주택건설 패션 오락 등 첨단서비스 집중개발 등을 제시했다.
그는 또 한국이 당면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경제기획부처를 신설, 전략을 수립하고 IMF의 경제논리 광신자들을 즐겁게 하지 않도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슨씨는 미셸 캉드쉬 전 IMF총재(99년 사임)가 97년 한국의 경제위기 원인으로 국가경제 목표 달성과 높은 고용률 유지를 위한 정부와 은행, 대기업의 ‘결탁 자본주의’를 지적했으나, 미국 엔론사의 파산 및 정치헌금, 회계법인과의 공모 의혹 등을 볼 때 미국의 기업경영 기준은 ‘결탁 자본주의’보다는 ‘조직범죄’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정치학 교수를 역임한 존슨씨는 미국의 두뇌집단(싱크 탱크)인 일본정책연구소장을 지냈으며 작년 ‘역풍:미 제국의 희생과 결과’라는 저서를 펴냈다.
로스앤젤레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