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보트를 타고 눈썰매장 언덕을 내려온 전대광씨 가족과 언덕에서 막 출발하고 있는 가족단위 팀들(작은 사진).
배가 산으로 갔다. 사공들이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며 언덕을 내려왔다. 무슨 소리냐고? 다름아닌 고무보트로 눈썰매 타기.
27일 과천 서울랜드 산타 눈썰매장. 아들 성현(12)군의 생일을 맞은 전대광(39) 신미안(35)씨 부부는 딸 슬기(10)와 함께 이 곳을 찾았다. 평소 한 가족처럼 지내는 김일천(39) 박은숙(37)씨 부부와 함께 왔다. 김씨의 아들 동웅(12)군과 전씨의 아들 성현이 워낙 친해 부모까지 친해진 경우.
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서울랜드가 2월13일까지 일요일과 공휴일에 행사를 갖는 고무보트로 눈썰매타기였다. 두가족의 이구동성. “뭔가 특이할 것 같아서”
행사진행 요원들이 고무 보트 3대를 언덕 위로 끌고 올라갔다. 이 보트들은 강원 영월 동강에서 래프팅용으로 사용하던 것을 빌려 온 것. 현장에서 접수한 세가족이 보트 위에 올랐다. 보트 한 대에 4명이 탔다.
이윽고 출발. 고무보트는 빠른 속력으로 언덕을 내려왔다. 눈썰매의 속도와 비슷했다. 대부분의 가족이 자녀들을 앞에 태우고 부모가 뒤에 탔다. 아이들과 부모들은 함성을 지르며 노를 이용해 방향을 조절했다. 눈썰매장 바닥의 굴곡 때문에 강물에서 래프팅을 할 때처럼 보트가 약간씩 앞뒤로 출렁였다. 그러나 세팀중 두팀이 언덕을 내려오며 고무보트방향이 틀어진다 싶더니 결국 고무보트 앞 뒤가 바뀌어 뒤쪽이 먼저 결승선에 닿았다. 다음 순서에서도 뒤로 들어온 팀이 많았다. “당신이 방향을 잘못틀었기때문이야”라고 부부가 가볍게 서로를 탓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부모가 뒤에 앉았을 경우 자녀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부모쪽으로 방향이 틀어지곤 했다.
전씨와 김씨 가족은 스포츠 애호가들. “다니던 고등학교에 축구부가 있었다면 축구선수를 했을 것”이라는 전씨는 동네 조기축구회를 결성해 일요일마다 축구를 즐기는 축구광이고 전씨 아들 성현이도 축구가 취미.
볼링을 즐기는 김씨는 애버리지 180 정도 이고, 아들 동웅은 초등학교 유도부소속이다. 활발한 육체활동을 즐기는 이들은 고무보트로 눈썰매타기를 끝낸 후 두가족이 어울려 또다른 레포츠를 찾아나섰다. 문의 서울랜드 02-504-0011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