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동안 가파르게 오르던 종합주가지수가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추가 조정장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가지수가 더 오르기 위해서는 당분간 추가 조정이 필요하고 또 조정을 피할 수 없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한다.
‘조정 불가피론’의 첫 번째 근거는 과거 대세 상승장의 경험이다. 지금처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린 1992년과 98년 대세 상승장 초기에 주가지수는 3개월 연속해 오른 뒤 2개월 동안은 내리며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비해 지난해 9월17일 468.78을 저점으로 상승한 주가지수는 29일까지 연 4개월째 오르고 있다. 지수가 650과 700, 750에 이르렀을 때 잠깐씩의 조정이 있었지만 과거에 비해 기간과 폭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
세종증권 윤재현 연구원은 “장기적인 장세는 낙관하지만 조정 없이 주가지수가 상승할 수는 없으므로 주가지수 800선에서 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가지수 800선 위의 두터운 ‘매물대’ 역시 주가지수의 추가 상승을 부담스럽게 하는 요인이다. 99년 8월이후 지수대별 거래량을 보면 주가지수 822.93∼881.96에서 175억주 이상이 거래됐다. 누군가 주식을 샀고 이후 지수가 내려 손해를 보았으므로 상당수가 아직 주식을 들고 있을 것이라는 것.
특히 당시 많은 양의 주식을 사들였다가 손해를 본 기관투자가는 지수가 800선을 회복하면 본전을 찾게 된 주식을 팔 것이며 당시 수익증권에 투자했던 개인들이 수익증권을 돈으로 바꾸면 기관은 한동안 주식을 사들일 힘이 없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90년 이후 12번의 2월 가운데 주가지수가 오른 경우는 한 번밖에 없었다는 통계도 2월 조정 불가피론의 근거. 91년 2월 지수가 6.32% 올랐을 뿐 나머지 2월에는 1.01∼12.24% 내렸다.
동부증권 김성노 연구원은 “연초 경기전망을 토대로 1월효과가 과도하게 나타났다가 그 반작용 때문에 2월에는 조정이 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정의 폭과 기간에 대해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지수가 15%이상 내리는 조정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고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750선을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상승장에서는 일부 지수관련주가 아니라 대부분의 종목과 업종이 시차를 두고 돌아가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으므로 큰 조정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신석호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