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부동산 시장의 투자 열기는 지속되지만 매매가 및 전세금 상승률은 지난해보다는 한 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각 부동산 관련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올해 부동산시장 전망은 이렇게 요약된다. 다만 매매가 및 전세금 상승률 전망을 놓고 각 기관 간에 상당한 편차가 있어 시장 전망이 쉽지 않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최근 209개 주택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2년 상반기 주택경기 전망’에 따르면 응답자의 82.8%가 분양시장의 호황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전망에 따라 주택건설(분양 기준)도 지난해보다 27.4% 가량 늘릴 것이라고 대답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설문조사 등을 토대로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는 2.4%, 전세금은 2.5% 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의 상승률 전망은 각각 2.9%와 3.0%.
이에 반해 국토연구원은 매매가는 7.2%, 전세금은 12.7%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상승률을 다소 높게 잡았다.
전문가들이 올해 부동산시장 전망을 ‘맑음’으로 보는 근거는 △저금리 기조의 지속 △주택공급 부족 △저밀도 지구 이주 수요 △월드컵 및 대통령 선거 등에 따른 심리적 기대감 등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올해 서울과 수도권의 입주 예정 아파트는 12만3800여가구로 지난해 13만5300여가구에 비해 8.5% 가량 줄어든다.
특히 서울지역의 신규 입주 물량은 3만660여가구로 지난해의 5만900여가구에 비해 28%나 줄어들 전망이다. 입주물량이 적은 것은 외환위기 직후 건설업체 부도 등으로 분양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에서 가장 큰 변수 가운데 하나는 4월 이후 ‘1인 1청약통장 세대’들이 청약시장에 참가하는 것이다. 업계는 줄잡아 200만명 가량이 4월 서울 동시분양부터 청약통장과 청약부금의 ‘1순위 자격자’가 돼 청약경쟁률을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세금은 입주물량 부족과 재건축 사업 시작 등이 겹친데다 짝수해인 올해는 2년 주기인 ‘전세 재계약’이 많이 이뤄지는 해여서 빠르면 설날을 지나면서부터 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만 분양권 전매차익에 대한 세무조사, 하반기 월세 상한제 도입 움직임 등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정부의 조치와 그린벨트 해제지구 등에서의 국민임대주택 공급확대 등이 얼마만큼 ‘견제’역할을 할 지 관심사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