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관계에 또다시 한파가 닥칠 조짐이다. 1·29 개각과 관련한 야당의 비난공세와 여당의 반발로 여야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외에도 곳곳에서 충돌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선거법과 인사청문회 문제 등 쟁점 현안을 다루기 위해 다음주 열리는 2월 임시국회도 순탄하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는 30일 “임시국회에서 대통령 친인척 비리와 이번 개각으로 입각한 주요 인사들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겠다”고 공언해 임시국회가 험난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또 “대정부질문에서 서울지역 한 의류상가 조성과정에서의 비리를 비롯한 새로운 권력형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등 여권 핵심 실세들의 비위 사실을 물고늘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불씨는 1·29 개각이다. 한나라당이 개각을 혹평하면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직접 거론해 비난하자, 민주당은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암적인 존재” 등의 용어를 써가며 반발하기도 했다.
또한 설 연휴 민심을 겨냥한 기선 제압을 위해 임시국회 초반부터 여야가 상대방을 세차게 몰아붙일 가능성이 크다. 설 연휴 직전인 8일이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특별검사 1차 수사기간 종료일이라는 점도 여야는 의식하고 있다.
대치정국의 유일한 해법이 될 수도 있는 여야영수회담의 개최 전망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29일 DJP 회동을 전후해 청와대측은 “김 대통령은 이회창 총재가 미국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면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지만, 한나라당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지금은 만날 시기가 아니라는 게 한나라당 당직자들의 시각이다.
송인수 기자 issong@donga.com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