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를 돌다 보면 짜증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같은 팀이나 앞팀에 유난히 플레이를 늦게 하는 사람이 있으면 신경질이 있는 대로 나는 것이 인지상정. ‘리듬이 깨졌다’는 이유로 앞뒤팀끼리 욕설이 오가거나 클럽을 휘두르며 싸움을 벌이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프로들도 마찬가지다. 경기중 어느 한 선수가 늑장플레이를 하면 다른 사람은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바로 플레이시간 제한. 선수들은 자신의 차례가 되면 40초 이내에 샷을 해야 한다. 첫번째 치는 선수는 20초를 더 준다. 우리나라나 일본의 경우 늑장플레이에는 벌타나 실격을 준다.
미국에서는 벌금을 매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슬로플레이를 하다가 경기위원에 적발되면 두 번째까지 경고, 세 번째는 4000달러, 네 번째는 2벌타에 추가벌금 2000달러, 다섯 번째 걸리면 실격이었다. 올해는 규칙이 더욱 강화됐다. 두 차례부터 바로 5000달러의 벌금을 매긴다. 세 번째는 1벌타와 1만 달러, 네 번째 걸리면 추가벌금 1만 달러와 함께 그린을 떠나야 한다.
미 PGA투어 개막전인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세르지오 가르시아(스페인·사진)가 샷을 하기 전 웨글(일정하게 손목을 움직이는 동작)을 이상하리만큼 길게 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한국오픈에 왔던 닉 팔도도 늑장선수의 대표주자. 아마추어 골퍼에는 벌금이 없어 다행이라고? 다른 사람이 다 치면 그제서야 장갑을 찾고, 클럽을 빼고, 티를 찾느라 부산을 떠는 몰지각한 플레이어들이여! 올해는 모두 지구를 떠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