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국내 대기업 한곳에서 사원 모집에서 학력철폐를 내세워 화재를 모았고 이후 많은 기업들이 인력 모집에 있어서 학력철폐를 외쳤다.
실상은 말뿐인 학력철폐였을뿐 예전과 달라진 것은 없었다. 대졸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뽑혔고, 그 이하의 학력소유자들은 들놀이에 불과했다. 여기다 직장내 학력차별은 더욱 심해서 경력과 실력에 상관없이 학력이 기준이 되어 대우를 달리 했다. 학력우선주위의 한국사회에서의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한국 프로야구만은 한국사회의 학력우선주위의 병폐를 따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학력파괴의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학력에 상관없이 실력에 맞는 대우를 해주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다.
올시즌 연봉 4억1천만원에 사인을 한 이승엽이 대표적 사례이다. 대학을 포기하고 95년 첫해 연봉 2천만원을 받고 프로무대에 처음 등장한 이후 국민타자로 불리면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7년이 지난 올해 4억대의 연봉을 받는 최고의 선수중 한명이 되었다.
7년전 프로가 아닌 대학을 선택하고 대학졸업후 프로에 뛰어 들었다면 가능했을까? 간판에 불과한 대학졸업장과 고졸이후 4년동안의 프로경험을 맞바꾸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이승엽의 입단동기인 임창용의 성공도 이승엽 못지 않다. 95년 3천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해태에 입단한 임창용은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활약하다 올해 대망의 3억의 연봉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이승엽은 향후 2년후 임창용은 올시즌이 끝나고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이들이 지금 받는 연봉은 향후 이들에게 지급될 몸값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두산의 정수근과 SK의 김민재 또한 학력을 넘어서 실력으로 인정받는 선수들이다. 정수근은 고등학교 중퇴의 학력으로 95년 프로에 입단하여 7년만에 2억1천만원의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되었다. 91년 고등학교 졸업이후 롯데유니폼을 입고 프로무대를 누볐던 김민재가 올해 FA신분이 되면서 계약기간 4년에 보너스와 연봉을 합쳐 10억을 받으며 고졸만세를 외쳤다.
위에서 열거한 선수들 모두 고졸과 고등학교중퇴라는 학력의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이만큼의 위치에 설수 있었던 부단한 노력과 자기발전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다 '하면된다', '실력만 있으면 학력에 상관없이 대우를 받는다'는 사례를 스스로 보여준 좋은 예이다.
이들의 성공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들을 모범답안지삼아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후배들이 있어 프로야구판은 학력파괴의 신천지가 될 전망이다.
겁없는 신인 한화의 김태균은 이승엽을 능가하는 재목감으로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고, 고졸출신 투수들인 배영수, 마일영, 이승호, 조규수등도 이대로 성장한다면 몇 년후면 최고의 자리에 오를수 있다. 올시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역대 최고액인 7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기아에 입단한 김진우 또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해 예비 스타로 손색이 없다.
학력우선주위에 아랑곳없이 실력자만이 사라남는 프로세계에서 고졸 출신으로 당당히 제 몫을 다하는 이들 선수들의 성공이 이어져 학력파괴 바람이 계속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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