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 이형택(李亨澤)씨 사건과 관련, 김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씨의 예금계좌에서 거액의 뭉칫돈이 입출금된 사실을 주목한다”며 “특검에서는 김 대통령의 비자금 관련 여부도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는 당3역 회의와 의원총회에서 “이씨와 관련해 특검에 압수된 사과박스 1개 분량의 장부 중 김 대통령의 비자금 관련 내용이 조금이라도 포함돼 있으면 특검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도 “이용호(李容湖)씨가 기업인수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조성한 어마어마한 돈이 정치자금이나 통치자금으로 사용됐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속 의원과 지구당 위원장들이 참석한 한나라당의 권력핵심 비리 척결 구국 결의대회도 김 대통령에게 초점이 맞춰졌다.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김 대통령의 친인척 관련 사건을 일일이 소개한 뒤 “친인척 비리의 주범은 김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 재임 중 친인척 비리가 이렇게 많이 드러났으니 퇴임 후에는 어떻겠느냐. 해외재산 문제도 머지않아 정치권의 큰 쟁점이 될 것이다. 현 정권은 헌정 사상 가장 부패한 정권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 총무는 “청와대가 모든 권력형 부정부패의 핵심이다. 사건 관련자들이 하나 같이 여권 실세들을 제쳐놓고 대통령 친인척들을 찾아다닌 이유가 무엇이겠느냐”고 말했고, 이경재(李敬在) 전 의원은 “김 대통령은 아침에는 풍산개 밥 주고, 점심에는 노벨상 상패 닦고, 저녁에는 김정일(金正日) 전화 기다린다는 말이 나돈다”고 비꼬았다.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이 정부가 중심을 못 잡고 부정부패 속에서 국정쇄신의 방향을 잃었다”며 “입법부라도 나라를 걱정하고 민생과 경제의 틀을 마련해 국민이 안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