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2002 한국아이스하키 챔피언에 오른 한라 위니아 선수들이 우승트로피를 앞에 두고 환호하고 있다.
정상의 축배는 달콤했지만 그 과정은 험난했다.
3피리어드 60분간의 경기 스코어는 5-5. 단 한점만 내면 ‘골든골’로 승리가 가려지는 10분간의 연장전에서도 비겨 이제 피를 말리는 ‘승부슛’으로 운명이 갈리게 됐다.
하지만 5명의 슈터 가운데 한라는 배영호와 송상우가, 현대는 이승재와 김태완만이 골을 넣어 다시 1명씩 결판이 날 때까지 ‘승부슛’. 한라에선 배영호 카드를 빼들었고 현대에선 김태완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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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VP 한라 골리 김성배
하프라인에서 퍽을 몰고 들어간 배영호는 현대 골리 김성민을 제치고 득점해 리드. 한라 골리 김성배는 현대 김태완의 슛을 몸으로 저지해 우승을 확정지은 뒤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순간 벤치에서 어깨동무를 하며 승리를 염원했던 한라 선수들은 일제히 빙판 위로 쏟아져 나와 엎어졌고 링크엔 우승을 알리는 그룹 퀸의 ‘위 아 더 챔피언’이 울려퍼졌다.
한라 위니아가 2001∼2002시즌 강원도컵 코리아 아이스하키리그 챔피언결정(5전3선승제) 3차전에서 현대 오일뱅커스를 8-7로 꺾고 3연승, 1999∼2000시즌 이후 2년 만에 패권을 차지했다.
4일 목동링크에서 열린 경기에서 한라는 3피리어드와 연장전을 합쳐 70분간 승부를 못낸 뒤 승부슛에서 골리 김성배의 수훈으로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에 1승3패로 무릎을 꿇었던 한라로선 1년 만에 깨끗한 복수전을 펼친 셈.
플레이오프 3차전 연세대전에서 승부슛 승리를 이끌었던 김성배는 챔피언결정 1, 2차전에서 여러 차례 결정적인 선방을 한 뒤 3차전 승부슛 승부에서도 수훈을 세워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지난해 말 결혼한 뒤 “팀을 우승시키겠다”며 신혼여행까지 포기한 채 결혼식 당일 경기에 참가하는 등 열의를 보인 한라의 포워드 신현대는 챔피언결정전 3경기 연속득점 등 5골 2어시스트로 팀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