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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맥클래리-호프 "삼성 PO진출 우리에게 맡겨줘"

입력 | 2002-02-05 17:37:00

지난시즌 삼성 우승의 두 주역 호프(왼쪽)와 맥클래리가 나란히 부상에서 회복, 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낯선 타향에 혼자 떨어져 만 있어도 외로울 텐데 아프기까지 하면 오죽 서러울까.

프로농구 삼성 썬더스의 외국인 콤비 아티머스 맥클래리(29)와 무스타파 호프(30)가 바로 그랬다. 지난 시즌 삼성을 챔피언으로 이끈 주역인 이들은 올시즌에는 영 맥을 못 췄다. 훈련량 부족으로 시즌 초반 체력 저하에 시달리더니 지난 연말부터는 똑같이 무릎을 다쳐 급기야 엔트리에서 빠지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한달 가까운 재활 훈련으로 컨디션을 회복한 맥클래리와 호프가 최근 가족과의 재회로 새로운 의욕까지 보이며 추락하던 삼성의 희망으로 다시 떠올랐다. 이들이 빠졌을 때 삼성은 8연패의 참담한 성적을 거두며 디펜딩 챔피언이 포스트시즌에도 못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들어야 했다. 그러나 골밑을 책임진 맥클래리와 호프가 2일 코트에 복귀하면서 재도약의 강력한 추진력을 얻은 셈.

4일 현재 18승21패로 공동 6위에 머물러 있는 삼성은 이들이 돌아온 뒤 치른 2경기에서 1승1패로 5할 승률을 유지하며 일단 한숨 돌렸다.

특히 시즌 평균 14.5점에 그쳤던 호프는 복귀 후 2게임에서 평균 19점을 올리며 한층 향상된 공격 능력을 과시했다. 아픈 무릎 탓에 제대로 뛸 수 없어 허점을 드러냈던 포스트 수비가 나아져 전력에 큰 보탬이 된다는 게 삼성 김동광 감독의 얘기.

심신이 피곤했던 이들은 요즘 몸과 마음이 모두 상쾌한 상태. 부상에서 거의 회복된 데다 충분한 휴식으로 바닥났던 체력도 끌어올린 것. 게다가 지난달 미국에서 잇달아 아내와 딸이 각각 한국을 찾아 함께 지내면서 심리적 안정까지 찾았다. “집사람이 해주는 밥을 먹으니 더욱 힘이 솟는다”는 맥클래리와 호프는 “그동안 푹 쉬었던 만큼 팀이 꼭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도록 몸을 아끼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은 앞으로 남은 15경기에서 최소 9승6패의 성적을 거둬 27승27패로 승패의 균형을 맞추면 무난히 포스트 시즌 티켓을 따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 맥클래리와 호프가 정상궤도에 오르면서 삼성의 이같은 계산에는 점점 현실적인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