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예보의 ‘명 콤비’가 탁구 행정가로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
대한탁구협회는 5일 이광남 회장을 비롯한 협회 신임 집행부 명단을 발표했다. 이광남 회장을 제외한 26명의 임원 중 13명이 새얼굴인 ‘대폭 인사’다. 협회의 신임 이사 명단 중 특히 눈에 띄는 이름은 이에리사(50) 용인대 교수와 정현숙(51) 한국 여성스포츠회 전무. 이들은 73년 유고 사라예보에서 벌어진 제32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박미라 등과 함께 한국 구기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던 주역. 당시 이들의 활약은 3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도 인구에 회자될 정도다.
선수 시절엔 ‘단짝’으로 활동하던 이들이지만 은퇴 이후의 행보는 엇갈렸다. 이에리사 교수가 88년 서울올림픽 여자 감독을 역임하는 등 ‘엘리트 스포츠’의 지도자 코스를 밟다가 교편을 잡은데 비해 정현숙 전무는 생활 체육 탁구 연합회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생활 체육’ 보급에 힘썼다. 정전무는 또 방송계 활동을 병행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에리사 교수는 현대백화점 감독 시절 협회의 홍보 이사로 활동한 적이 있으나 정현숙 전무는 협회 임원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
이밖에 탁구협회는 현정화 한국 마사회코치도 홍보 위원으로 위촉할 예정이어서 ‘왕년의 여자 탁구 스타’들이 대거 협회 행정에 발을 들여 놓게 됐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