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스타 이형택(26·삼성증권·사진)은 요즘 주위 사람들로부터 ‘요즘 언론에 너무 자주 나오는 게 아니냐’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끝모를 ‘게이트 정국’ 속에서 자신의 이름과 한자까지 똑같은 동명이인이 연일 언론에 등장하고 있기 때문.
그런 이형택이 신문의 정치 사회면이 아닌 스포츠면에서 이름을 날릴 기회를 잡았다.
8일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개막되는 일본과의 2002데이비스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1그룹 예선 1회전에 출전하는 것. 4단식1복식의 5판3선승제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이형택은 단식 2경기와 복식 1경기에서 모두 이겨 팀의 3승을 홀로 책임지겠다는 각오다.
지난 연말 세계 랭킹 100위 밖으로 밀려나는 아픔을 겪었던 이형택은 올 시즌 초반부터 재도약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시드니인터내셔널대회에서 8강에 진출한데 이어 독일 하일브론오픈에서는 준결승에 오른 데 힘입어 세계 95위까지 순위를 다시 끌어올린 것.
지난주 일찌감치 군산에 내려가 코트 적응을 끝낸 이형택은 “컨디션도 좋고 상승세까지 타고 있다”며 “갖고 있는 기량만 펼친다면 무난히 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와 맞설 일본의 에이스 스즈키 다카오는 이형택과 동갑내기이며 세계 230위로 랭킹이 한참 처진다. 일본과의 역대 전적에서 4승9패로 열세를 보인 한국은 최근 4차례 맞대결에서는 모두 이겼다.
한국이 승리하면 우즈베키스탄-태국의 예선전 승자와 월드그룹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다투게 된다. 이형택과 함께 한국은 윤용일(삼성증권) 이승훈(명지대) 정희석(상무)이 출전한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