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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차이나 리포트7]부유층 年소득 1만달러… 서민 800달러

입력 | 2002-02-07 17:58:00


‘역대 어느 왕조도 인민을 배불리 먹이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었지만, 공산당은….’ 중국 공산당에 대한 최고의 찬사다.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노선에 반기를 들었던 보수세력도 이 대목에는 토를 달지 않는다. 하지만 개혁·개방은 ‘평등’ 이념의 공산사회에 빈부격차를 몰고 왔다.

빈부격차는 기술과 자본이 빈약했던 중국에서 연안도시의 공업발전을 위해 조장된 측면이 강하다. 불균형 성장론의 중국판이 바로 덩샤오핑의 선부론(先富論). 그러나 상대적 박탈감에 휩싸인 소외세력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체제와 사회 안정을 해치고 있다. 급기야 최고 지도부인 당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최근 장막을 걷어내고 빈부격차 문제를 논의하는 장면이 관영 TV에 방영될 정도로 이 문제는 핵심 정치현안으로 대두됐다. 정확한 집계는 아니지만 13억 중국인중 외제브랜드를 쫓는 최상층은 800만명으로 추산된다. 문화생활을 즐기는 부유층은 그 열배인 8000만명.

도시인구 3억7000만∼4억6000만명의 60% 정도를 중산층으로 보면 약 2억5000만명이다. 여기까지가 중국에서 여유있는 생활을 한다는 샤오캉(小康)단계의 인민으로 외국기업의 주된 마케팅 대상이다. 농촌인구는 8억명. 이중 실제로 농사를 짓는 농민이 5억5000만명으로 이들은 먹고 입는 것이 해결된 원빠오(溫保)단계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에 매달리는 극빈층은 9000만명으로 추정된다. 도시 부유층과 중산층, 농촌 서민층 등 세 소득계층의 삶을 통해 중국의 빈부격차를 알아본다.

▼BMW 몰며 휴가땐 외국으로▼

“우리 가족의 사례를 일반화하지는 말아 달라.”

중국 베이징(北京)대 치과병원 의사인 우홍(가명·36·여). 80평에 가까운 저택의 내부수리를 하느라 병원 일을 잠시 쉰 짬을 타 가까스로 우씨를 만났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중국 사람, 더군다나 부유층에 속하는 우씨는 처음 만나는 이국기자에게 자기 생활을 소개하는 것이 썩 내키지 않는 듯했다.

수재들이 다니는 베이징대를 졸업한 그는 미국 일본 한국 등에서 연수까지 한 엘리트.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란 남편은 중국 내 유명 정보기술(IT)기업의 경영진이다. 칭화(靑華)대 경영학석사(MBA)과정을 졸업한 남편과는 어렸을 때부터 늘 학교수석을 다투는 사이였단다.

“아이에게는 최고의 교육을 받게 해주고 싶다. 조금 더 크면 미국보다 역사가 깊고 문화가 다양한 유럽에 유학보낼 생각이다.”

머리에도, 몸치장에도 무신경한 편이지만 갓 두돌인 딸의 교육에 쏟는 열정은 대단하다. 남편은 바쁜 회사일에도 불구하고 귀가 후 반드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밤 9시반경 아이가 잠들면 남편은 회사일에, 자신은 책 저술에 매달린다.

주말엔 베이징 교외의 별장을 찾을 때가 많다. 다른 중국인처럼 떠들썩한 파티를 좋아하지 않는 두 사람은 별장에서 음악을 듣는 게 취미여서 방마다 스피커를 맞춰넣을 정도.

최근엔 남편이 골프를 시작해 아이와 엄마 단 둘이 놀이시설이나 음악회 등을 갈 경우가 늘었다. “한국에서는 그런 여자를 ‘주말과부’라고 부른다”고 했더니 “남편은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고 정색했다.

우씨는 일제 혼다 어코드, 남편은 독일제 BMW를 직접 운전한다. 남편 회사에서 배차해준 아우디도 있다. 생필품은 할인매장을 찾지만 유행을 타는 옷 등은 홍콩에 가서 산다.

“시내에서 비슷한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마치 내 그림자를 보는 듯 해서 싫다”고 한다.

지난해 춘제(春節·설) 때 온 가족이 호주 시드니로 휴가를 갔다는 그는 올해는 호텔을 잡아 시댁 식구들과 신년식사를 하고 곧바로 광둥(廣東)성 선전(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