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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탤런트 김호진-김지호 부부 첫 설맞이

입력 | 2002-02-08 14:22:00


"우리 집부터 가면 안될까?”(김호진)

“바로 옆(서울 강남구 논현동)이 친정인데 너무하네∼.”(김지호)

2000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사랑은 아무나 하나’에서 부부로 출연하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11일 결혼한 탤런트 김호진(32) 김지호(28) 커플. 올 설은 그들이 부부로 맞는 첫 명절인만큼 요즘 신경은 온통 명절 준비에 쏠려 있다.

새댁 김지호는 설날 연휴 직전부터 시작된 드라마 촬영(이달 말 방송될 SBS 드라마 ‘유리구두’)으로 행여 양가 어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까봐 노심초사.

결국 케이블TV ’푸드 채널’에서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정도로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남편과 함께 명절 음식 만들기를 트레이닝 중이다. 명절 기본 음식 중 하나인 부침개를 연습하던 어느 날.

“프라이팬이 기름으로 범벅이 됐네. 그리고 녹두는 왜 이렇게 굵어. 다시 잘게 썰어 반죽해야할 것 같은데.”(김호진)

“거 참, 잘게 썰면 영양분이 파괴된단 말예요.”(김지호)

오랫동안 자취생활로 단련된 김호진의 ‘실전 요리법’과 결혼 직전 넉달 동안 요리학원에 다니면서 익힌 김지호의 ‘과학적(?) 요리법’이 가벼운 마찰을 일으키는 순간이다. 결혼 후 종종 티격태격하지만 결혼 전 약속한 생활 수칙 때문에 곧 누그러진다는 게 이들의 설명.

이들이 정한 결혼 생활 수칙은 우선, 아무리 싸워도 집 밖으로 나가지 않기. 그리고 싸우더라도 잘 때는 등돌리지 않기 등이다. 결혼 전에는 다투고 나면 안 만나게 되고, 전화도 안 하다 보니 싸움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김호진이 김지호에게 프로포즈하기 직전인 2000년 12월 중순에도 그들은 크게 싸워 크리스마스도 각각 보내고 ‘깨지기’ 일보 직전까지 갔다. 그때 김호진이 반지를 주면서 “갈 때 가더라도 이 반지는 가져가라”고 말해 갈등은 풀렸고, 이후 이런 규칙이 만들어졌다.

“제가 좀 성격이 비교적 꼼꼼한 편인데, 지호는 성격이 ‘호방’하거든요. 처음에는 잘 안 맞을 줄 알았는데 결혼 후에 보니 서로의 성격을 보완해주는 듯 합니다.”(김호진)

설빔 준비도 이들 부부의 고민거리 중 하나. 평소 청바지에 흰 셔츠 등 캐주얼 차림을 즐기는 이들. 방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고 있는 드레스 룸에는 재킷과 스웨터 등이 넘쳐나지만 첫 명절인만큼 구석에 ‘모셔 둔’ 한복 정장을 꺼내려고 한다.

“나야 그냥 입으면 괜찮은데 문제는 지호씨네. 드라마 촬영하다 말고 한복 입을 시간이나 낼 수 있겠어?”(김호진) “머리에 쪽지는 건 안 하면 안 될까? 그것만 두 시간이야. 그나 저나 호진씨 대님 매는 법은 알죠?”(김지호)

양가 어른 만나 재미있는 시간을 만들어드리는 것도 중요하다. 둘만 있을 때야 신랑이 사 준 디지털 피아노에 신부가 ‘젓가락 행진곡’ 치면서도 재미있게 놀 수 있지만, 어른들 앞에서야 그럴 수 없고. 우선 어른들 하시는 덕담에 “예, 예∼”하는 게 상책.

신랑이 외아들로 자란 데다 나이도 있어 시댁에서는 “빠른 시간 내에 3명 이상 낳을 것”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 이번 설 명절에 여러 차례 들어야할 덕담이다. 하지만 김지호는 사교육비도 만만치않고 연기 활동도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한두 명쯤으로 했으면 한다.

“제가 영문학과(서울여대)를 나와서 아는데, 아이들 셋을 한꺼번에 영어 공부시키기는 정말 어려울 것 같아요. 아직 제가 영어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적당히 낳아서 저도 같이 공부하면서 가르치고 싶거든요. 이번 명절에 다시 말씀드려 봐야죠.”(김지호)

연예인들이 각종 스캔들과 불화설에 얽혀 곤혹을 겪는 요즘, 연예계에서 이들 커플을 바라보는 시선은 사실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저희도 그런 시선을 느낍니다. ‘너희들만큼이라도 잘 살아보라’는 주문같은 것이죠. 이번 명절을 다시 애정을 다지는 계기로 삼겠습니다.”(김호진)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