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은 가족이 오랜만에 도란도란 모이는 자리. 그러나 한편으로는 가정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을 돌아볼만한 시기이기도 하다.
경인방송(iTV)은 9일 설 특집으로 청소년 논픽션 드라마 ‘비상구-형’(밤8·05)을 통해 소년원 아이들의 상처받은 삶을 조명한다.
논픽션이므로 실제 사실을 바탕으로 당사자가 직접 출연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거듭되는 비행 때문에 유일한 혈육인 형으로부터 버림받을 위기에 처한 박순천군(19).
☞TV 가이드 편성표
순천은 어머니가 중 1년 때 가출했고 아버지는 1997년 돌아가셨다. 누나도 가출해 행방이 묘연하다. 어린 시절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한 그는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며 험한 말과 못된 행동을 일삼는다. 모두가 그를 문제아라고 손가락질할 때 유일하게 혈육의 정을 느끼게 해준 이는 여덟 살 많은 형 박재원씨(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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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씨는 고교 졸업 이후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취직했다. 아버지가 남기고 간 빚을 갚기 위해 밤낮으로 일해야 했던 형은 동생을 챙겨주지 못한 게 늘 미안하다. 순천은 어느날 시내에서 불량배들과 격하게 싸운 끝에 소년원에 들어가게 되고 형은 그 때문에 직장을 잃는다. 순천은 형의 설득으로 고교에 진학했지만 그곳에서 후배를 폭행해 퇴학당한다. 결국 형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순천은 9개월째 형과 연락을 끊고 지내고 있다.
제작진은 “비행 청소년이 주위의 냉대 때문에 또다시 추락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일상으로 복귀하고 싶은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