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8일 무리지어 트랙을 돌며 마무리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드디어 ‘눈과 얼음의 세계’가 펼쳐진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이 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유타대 라이스-이클스 올림픽스타디움에서 개막식을 갖고 17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이번 대회는 세계 80개국 35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보도진만도 9000여명에 달하며 세계 160여 국가에 50개의 언어로 TV 중계된다.
각국을 대표해 참가하는 2600여명의 선수들은 빙상과 스키,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아이스하키, 루지, 컬링 등 7개 종목에서 477개의 메달(금메달 78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사상 최대인 76명의 선수단(선수 48명)을 파견한 한국은 금메달 3개와 함께 4회 연속 10위권 진입을 노린다. 98 나가노 동계올림픽 1000m 금메달 리스트이자 지난해 월드컵 세계랭킹 1위 김동성(고려대)을 에이스로 내세운 쇼트트랙에선 남자 1500m와 5000m 계주,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규혁(춘천시청)과 최재봉(단국대)은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메달을 노리고 있다.
9·11테러 이후 미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빅 이벤트인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은 대회기간 내내 큰 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경기가 치러질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
세계 35억 인구가 지켜보게 될 개막식은 최고 하이라이트. 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개막식 행사에도 참여한 돈 미세르가 연출 총책임을 맡고 있는 개막식 내용은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 있다. 영국 출신의 팝 가수 스팅과 모르몬교 성가대가 무대에 오르며 5000여명의 출연진이 축제의 장을 만들 것이라는 정도만 공개됐다.
2시간15분간 진행될 개막식은 800여명의 스케이터가 참여하는 등 ‘아이스 쇼’가 펼쳐질 것이라는 점과 9·11테러의 악몽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미국인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기 위해 ‘지극히 미국적인’ 테마가 잡힐 거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총연출을 맡은 돈 미세르씨는 “테러리즘에 의한 전쟁 후에 처음으로 각국이 모이는 행사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욱 진한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막식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며 테러 방지를 위해 4시간 동안 솔트레이크시티의 모든 비행기 이착륙이 금지된다.
북한의 불참으로 2000 시드니올림픽에 이은 두 번째 남북 공동입장이 무산된 한국은 5회 연속 동계올림픽 출전의 허승욱(A&A·알파인 스키)을 기수로 입장한다.
솔트레이크시티〓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