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미국 아이스하키팀이 성화 최종주자로 깜짝 집단 점화를 했다.
‘스리 투 원….’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폭죽이 터지는 순간 솔트레이크시티 하늘에선 ‘평화의 제전’을 축하해주듯 소담스러운 눈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조금씩 뿌려진 눈은 어느새 굵은 송이들이 되어 라이스이클스 올림픽스타디움을 휘감았고 5만2000여명의 관중은 흥분을 참지 못하고 두발을 구르며 앞으로 펼쳐질 ‘눈과 얼음의 세계’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을 밝힐 성화가 마침내 타올랐다. 9일 라이스이클스 올림픽스타디움에서 77개국 23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개회식. ‘마음의 불을 밝히자’라는 주제로 약 2시간40분 동안 펼쳐진 개회식은 그야말로 눈과 얼음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아이스쇼’였다.
거대한 볼(Bowl) 형의 인조링크가 만들어진 스타디움엔 800여명의 스케이터들이 출연하며 동계올림픽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했고 때마침 운동장엔 각본에 없던 눈까지 날렸다.
‘마음의 불’ 공연에선 ‘빛의 소년’으로 명명된 13세짜리 스케이터 라인 샌본이 온갖 고난을 헤치고 희망을 향해 나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솔트레이크시티의 70%를 차지하는 모르몬교의 성가대와 인기그룹 스팅의 축하공연 등이 끝난 뒤 개회식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성화 점화.
1980년 동계올림픽 5관왕인 스피드 스케이터 에릭 하이든이 유력하다는 예상을 깨고 동계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1980년 미국 아이스하키팀의 깜짝 집단채화로 성화가 타오르자 분위기는 절정을 향해 치달았다.
깜짝 집단채화로 성화가 타오르자 분위기는 절정을 향해 치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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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연속 10위권 진입을 노리는 한국 선수단은 5회 연속 동계올림픽 출전의 허승욱(A&A,알파인스키)을 기수로 케냐에 이어 42번째로 입장했다. 빨간 모자에 색동 무늬가 들어간 흰색 잠바를 입고 입장한 선수단은 관중의 박수에 손을 흔들며 힘차게 행진했다.
이날 개회식은 세계 160여개국에 50개 언어로 TV생중계됐다.
솔트레이크시티〓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