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이 과연 ‘아카데미의 제왕’이 될 수 있을까.
다음달 24일 열리는 제74회 아카데미상 후보작이 12일 발표됐다. 올해는 ‘반지의 제왕-반지 원정대’(The Lord of the Rings-The Fellowship of the Ring)가 작품상을 비롯해 13개 부문 후보에 오름으로써 아카데미 사상 최다 부문 수상 기록을 세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역대 아카데미상 최다 부문 후보 기록은 ‘이브의 모든 것’(1950년)과 ‘타이타닉’(1997년)이 세운 14개 부문. 이 중 ‘이브의 모든 것’은 6개 부문을 수상하는 데 그쳤지만 ‘타이타닉’은 작품상 감독상 등 11개의 오스카를 거머쥐며 ‘벤허’(1959년)와 함께 역대 최다 부문 수상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반지의 제왕’은 올해 아카데미에서 최다 부문 후보에 오르기는 했지만 판타지 어드벤처라는 것이 약점. 아카데미는 전통적으로 휴먼드라마를 선호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노른자’ 부문(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포함한 8개 부문에서 후보에 오른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가 가장 관심을 끌고 있다. ‘뷰티풀 마인드’는 실존 인물이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천재 존 내시의 삶을 다룬 작품. 주인공 내시를 연기한 러셀 크로가 남우주연상을 탈 경우 2년 연속 남우주연상 수상이라는 영광도 안게 된다.
뮤지컬 영화로는 23년 만에 처음으로 작품상 후보에 오른 ‘물랑루즈’(Moulin Rouge)는 ‘뷰티풀 마인드’와 함께 나란히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 영화는 작품상 외에도 여우주연상(니콜 키드먼), 촬영상 등을 노리고 있지만 감독상 후보에서는 탈락했다. 여우주연상의 경우 ‘아카데미 전초전’이라고 불리는 골든 글로브에서 여우주연상을 탄 시시 스페이섹(침실에서·In The Bedroom)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29년 만에 처음으로 흑인 배우 3명이 동시에 남녀 주연상 후보에 오른 것도 이번 아카데미의 화제. 후보에 오른 흑인 배우는 윌 스미스(알리·Ali)와 덴젤 워싱턴(트레이닝 데이·Training Day) 할 베리(몬스터스 볼·Monster’s Ball).
이 밖에 올해 처음 신설된 애니메이션 부분에는 ‘슈렉(Shrek)’과 ‘지미 뉴트론:천재 소년(Jimmy Neutron:Boy Genius)’, 그리고 ‘몬스터 주식회사(Monster’s Inc.)’가 후보에 올라 3파전을 벌이게 됐다.
올 아카데미상 주요 부문 후보
부문
후보
작품상
뷰티풀 마인드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
물랑루즈
고스포드 파크
침실에서
감독상
론 하워드(뷰티풀 마인드)
리들리 스콧(블랙 호크 다운)
데이비드 린치(멀홀랜드 드라이브)
피터 잭슨(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
로버트 앨트먼(고스포드 파크)
남우주연상
러셀 크로(뷰티풀 마인드)
윌 스미스(알리)
덴젤 워싱턴(트레이닝 데이)
톰 윌킨슨(침실에서)
숀 펜(아이 앰 샘)
여우주연상
할 베리(몬스터스 볼)
주디 덴치(아이리스)
니콜 키드먼(물랑루즈)
시시 스페이섹(침실에서)
르네 젤웨거(브리짓 존스의 일기)
남우조연상
에단 호크(트레이닝 데이)
벤 킹슬리(섹시 비스트)
이안 매컬린(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
존 보이트(알리)
짐 브로드벤트(아이리스)
여우조연상
제니퍼 코넬리(뷰티풀 마인드)
헬렌 미렌(고스포드 파크)
매기 스미스(고스포드 파크)
마리사 토메이(침실에서)
케이트 윈즐렛(아이리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