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14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정부 대처가 안이하다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 중 양국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신임 인사차 한나라당 당사를 찾은 최성홍(崔成泓)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미국은 9·11 테러 후 WMD를 반(反)테러 차원에서 생각한다”며 정부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특히 “정부는 미국과 관계 없이도 WMD의 위험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간의 견해 차이를 해소하고 이해와 공감을 도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장관은 이에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공동 인식을 갖게 될 것이고, 북한에도 대화로 조속히 문제를 풀 것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자신의 이런 견해가 부시 행정부의 대북(對北) 강경 정책과 흡사하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선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이 총재는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을 지지한다”고 보도(2월10일자)한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당 대변인 명의의 정정 보도 요구서에서 “엄격한 상호주의가 아닌 전략적 상호주의에 입각한 대북 포용 정책을 천명해왔고, 북한의 WMD 위협에 대한 미국의 우려에는 공감하지만 ‘악의 축’ 발언에 대해선 언급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정치 입문 6주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그는 “부시 대통령 방한 후 여야 영수회담을 할 것이냐”는 물음에 “글쎄…”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가장 힘들었던 때가 언제이냐”는 질문에 “‘총풍(銃風)’, ‘세풍(稅風)’으로 하루에 4명의 의원들이 빠져나갈 때였다”고 회고했고, “정치 입문을 후회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실수를 하면서 교훈을 얻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