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판정인가 아니면 지나친 홈 텃세인가.
‘확실한 금메달’로 평가받던 한국 남자 5000m 계주팀의 실격패를 텔레비전을 통해 지켜본 국내팬들이 ‘이해못할 판정’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14일(한국시간) 솔트레이크시티 아이스센터에서 벌어진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 한국은 45바퀴를 도는 레이스에서 민룡(계명대)이 20바퀴를 남기고 추월을 시도하다 미국 러스티 스미스와 부딪친 뒤 넘어져 실격패를 선언당했다.
민룡 넘어지는 장면 연속동작
[MBC 화면 촬영]
하지만 비디오로 자세히 살펴보면 민룡은 커브를 도는순간 스미스의 왼쪽 팔꿈치에 오른쪽 허벅지가 밀리면서 넘어지는 것을 볼수 있다. 쇼트트랙의 경우 우승자가 가려진 뒤에도 비디오 분석에서 반칙 사실이 적발되면 메달을 박탈하는 게 원칙.하지만 비디오를 본 심판들은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텔레비젼을 통해 이 장면을 목격한 국내팬들은 이번 동계올림픽의 개최국인 미국이 쇼트트랙 강국 한국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무리하게 텃세를 부린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동아닷컴 솔트레이크 2002 홈페이지(http://www.donga.com/sports/saltlake2002/) 를 비롯한 주요 언론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이날 팬들의 분노가 빗발쳤다.
유타에 유학중이라 현장에서 직접 경기를 봤다는 ‘유타대학생’이란 ID의 네티즌은 “확실히 밀치는 장면을 목격했고 멀티비젼을 통해 리플레이 장면으로도 확인됐는데도 한국에게 실격을 선언했고 미국방송은 자국 선수가 밀치는 장면을 빼고 편집한 화면만 반복해서 보여 주고 있다”며 비난했다. ID ‘마시마로’는 “심판들이 뇌물을 먹은 것 같다”며 의문을 제기했고 “올림픽 위원회에 단체로 항의하자”(ID:aqshw)는 네티즌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쇼트트랙 대표팀 전명규 감독은 “뒤에서 앞 선수를 제치다 넘어질 때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무조건 뒷 선수 책임”이라고 국제빙상연맹(ISU)의 규정을 설명하고 “심판진의 판정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장 유력한 금메달 예상 종목이었는데 정말 아쉽다”며 “억울한점이 없지 않지만 (이곳이 미국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장철수 대한빙상연맹 쇼트트랙 심판이사는 “민룡의 잘못이 맞다”며 국내 팬들이 너무 흥분하지 말아 줄 것을 당부했다.
심판경력 18년의 쇼트트랙전문가인 장철수 이사는 “민룡이 넘어진 상황은 미국의 러스터 스미스가 정상적으로 손을 흔들며 레이스를 펼치는 진로로 민룡이 무리하게 끼어들었기 때문에 넘어진 것”이라며 “이는 쇼트트랙의 8개 실격사항 중 임페딩(Impeding·진행을 방해하는 것)에 해당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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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