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간첩단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조사를 받다 숨진 서울대 최종길(崔鍾吉) 교수 의문사 사건과 관련해 당시 최 교수를 중앙정보부가 고문해 숨지게 한 뒤 추락사로 위장했다는 내용의 유인물이 있었음이 밝혀졌다.
15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따르면 ‘타도’라는 제목의 A4용지 크기 필사본인 이 유인물은 최 교수 사건이 언론에 공개(73년 10월 25일)되기 이전인 73년 10월 21일 발간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 유인물은 “중정이 최 교수를 5국 지하실 유치장 옆 살인고문실에서 죽이고 시체를 엘리베이터에 싣고 5층 화장실로 가져가 창 밖으로 던져 자살로 가장한 천인공노할 만행을 자행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고문시간과 사망시간, 최 교수의 시체가 던져진 시간 등이 소상히 적혀 있다.
진상규명위 관계자는 “최 교수 사건을 과거에 취재했던 한 인물에게서 최근 이 유인물을 전해 받았다”며 “이 유인물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의 친척이 당시 중정 유치장 간수였다는 첩보를 입수해 찾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