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에 대한 정착지원금 액수를 낮추고 대신 그들이 건강하게 남한 사회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실질적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육시키는 게 필요합니다.”
1994년 탈북해 현재 민주당 김성호(金成鎬) 의원의 비서관으로 일하고 있는 김형덕(金亨德·28)씨가 15일 정부의 탈북자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씨는 99년 경기 안성에 문을 연 통일부의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인 ‘하나원’에 대한 실태조사 보고서를 지난해 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씨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탈북자들의 재입북과 관련해 “정부가 탈북자에게 지원하는 1인당 평균 3700만원가량의 정착지원금 제도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착지원금과 소득이 적을 경우 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5년간 지급하는 월생활비 등을 합치면 탈북자 1인당 정부 지원금이 6000여만원이나 되기 때문에 탈북자들이 취업 의지를 갖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탈북자들에게 많은 돈을 주기보다는 이들이 남한사회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취업교육을 시켜주는 게 필요하다는 것.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정부로부터 월생활비를 지급 받은 탈북자는 국내거주 탈북자 1758명 중 43.2%인 760명에 이른다.
김씨는 “3개월(총 520시간) 단위로 운영하는 하나원의 프로그램은 ‘정서 순화 및 심리 안정’ 등 대부분 실내강의이고 현장학습은 전체 강의시간의 16%에 불과하다”며 “이로 인해 하나원을 나온 뒤 직장을 구하는 탈북자가 절반도 안되며 그나마 일용직으로 취업했다가 적응하지 못해 그만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외교관 출신 등 북한 상류층 탈북자는 국가정보원이 처음부터 관리하며 월 300만∼400만원가량의 고수입을 보장해 일반 탈북자들에게 위화감을 주는 것도 탈북자 관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탈북자가 4인 가족일 경우 6400여만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탈북자 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정착금을 더 타내기 위한 방편으로 북의 가족을 데려오기 위해 재입북하는 탈북자들이 계속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