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프로치 샷에 백스핀 구사하는 재주꾼
정유민(16·전주여고)이 골프채를 잡은 것은 중학교 2학년이던 1999년 여름부터다. 초등학교나 혹은 그 이전부터 골프를 시작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최근 추세로 보면 유민이의 골프입문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격언을 체험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논현동에서 스포츠센터 메디스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정영효(47)사장의 둘째딸인 유민이는 싱글플레이어인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다. YMCA에서 골프강사를 맡았을 정도로 레슨에 일가견이 있는 정사장이지만 사업장이 있는 서울과 전주의 집을 일주일에 한번씩 오가는 주말부부이기 때문에 정작 자신의 딸에게는 제대로 된 레슨을 해줄 수 없었다.
160cm, 55kg의 비교적 작은 신체조건을 가진 유민이는 드라이버 비거리가 안나는 게 가장 큰 고민이다. 평균 210 ~ 220야드 정도로 또래 선수들에 비해 그리 뒤처지는 편은 아니지만, 여고 졸업전에 프로무대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그로서는 드라이버 비거리를 늘리는 게 급선무가 아닐 수 없는 것.
▼골프도 공부도 열심인 노력파
이를 위해 유민이는 방학중임에도 불구하고 강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파워 기르기에 여념이 없다. 아침 기상과 동시에 헬스클럽으로 달려가 런닝, 줄넘기 등 유산소 운동으로 몸을 풀고, 각종 기구를 이용해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을 실시한다.
"운동을 할 때는 힘들지만 마치고 나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어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을 제 스스로가 잘 알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수밖에 다른 길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목표가 있어 골프가 즐겁다'는 유민이는 운동을 함으로써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공부도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열심히 하고 있다. 특히 영어공부는 매일 학원에 다닐 정도로 열성이다.
유민이는 지난달 11일 자신의 레슨코치인 김용해 프로(39)의 인솔아래 45일간의 일정으로 태국의 치앙마이로 동계훈련을 떠났다. 총8명의 친구들과 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그의 각오는 남다르다.
우선 실전라운드 위주의 훈련으로 올 시합에 대비할 예정이고, 부족한 파워를 기르기 위해 기초체력훈련을 강도 높게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상황별로 테마를 설정해 어떤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기술연마을 위해 구슬땀을 흘릴 것이다.
▼올 목표는 '평균타수를 5타 줄이는 것'
유민이는 자신보다 작은 체구로도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김미현(26·KTF)의 파워풀한 스윙을 가장 닮고 싶어한다. 또한 같은 또래 아이들처럼 가수 S.E.S와 탤렌트 원빈을 좋아하고 귀엽다는 말에 귀까지 빨개지는 사춘기 소녀다.
이미 지난해 전라북도협회장배 3위와 뉴질랜드 동계훈련 중 참가한 우먼배에서 2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유민이는 올해는 참가할 수 있는 모든 대회에 나가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 그리고 그의 올 목표는 '평균타를 5타 줄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자신이 가야할 목표가 있어 아름다운 사춘기 소녀골퍼 유민이를 만나고 오는 거리엔, 마치 영화처럼 솜털 같은 함박눈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자료제공 : http://www.thegol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