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택 (VT-심장응급상황)! 전기 충격! 심폐소생팀, 응급실로!
응급실이나 심장계 중환자실에서 종종 벌어지는 상황이다.
최근 K씨(48)의 가족들은 TV 드라마 속에서만 봤던 이런 상황을 가슴 졸이며 목격해야만 했다.
K씨는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통증을 호소하다가 의식을 잃었고, 급히 응급실로 실려갔다. 심장동맥 혈관이 막혀 심근 세포에 혈액 공급이 되지 않고 이 때문에 심장근육세포가 괴사하는 심근경색증이 발병한 것이다. K씨는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급성으로 오는 부정맥이나 심장벽이 얇아져 생기는 심장기능저하증을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제 국내에서도 심장동맥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심근경색증의 치료에 돌연 뜻밖의 지원군이 나타났다. 바로 2001년 미국 국립보건원의 도널드 올릭 박사팀이 보고한 줄기세포에 의한 심근 재생 소식이다.
이들은 쥐의 심장동맥을 막아 심근경색을 일으킨 뒤 다른 쥐의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해 꼬리표 를 단 뒤 괴사한 심근의 근처에 주입했다.
3주 뒤 세포들이 괴사해 얄팍해졌던 심장벽이 두툼해 졌는데 그 부위는 꼬리표 달린 세포들로 가득 차 있었다. 즉 골수에서 뽑아 괴사한 부위 근처에 주입했던 조혈모(造血母)세포가 위기에 빠진 심장을 구하기 위해 괴사 부위로 이동하여 혈액세포가 아닌 심장근육세포로 분화하여 60% 가량의 심근을 회생시킨 것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괴사한 심근뿐만 아니라 심장의 내벽 및 막힌 부위에 혈류를 공급할 수 있는 혈관까지도 다시 만들어지고 있었다. 즉, 심근경색으로 손상된 심장을 재생하기 위한 총체적인 재건축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재건축 된 심장은 심근의 수축 및 이완능력이 40% 이상 향상했다.
최근 이러한 심근 재건의 능력이 비단 조혈모세포뿐만 아니라 배아줄기세포나 간엽(間葉)줄기세포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더욱 반가운 것은 자신의 골수에 있는 줄기세포를 지-시에스에프 (G-CSF) 라고 하는 주사를 통해 말초혈액으로 끌어낸 다음 채혈한 세포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입증된 것이다.
장차 사람도 자신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심장을 재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고됐다. 이에 대한 임상실험이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진행중이다. 〈그림〉참조.
줄기세포는 심근경색증 분야에서도 의료진이 전혀 예기치 못했던 지원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가톨릭의대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