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A매치 데이 이후 드러난 폴란드의 전력을 기본으로 월드컵 D조 예선 1차전을 예상해본다는 일은 흥미롭다.
일단 폴란드는 2002 한일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6승 3무 1패로 가장 먼저 지역 예선을 통과했다.
이같은 결과를 이끈 것은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축구.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을 4-1로 승리하며 매서운 공격력을 보여줬지만 폴란드가 개최국 한국과 벌이는 첫 판에서는 수비에 중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가 수비 중심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두 가지.
첫째는 만만한 1승 상대가 한국이지만 5만여명이 가득 메울 부산 경기장에서 함부로 공격 위주로 나설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수비 중심일 때 그들의 전력이 최상이었다는 점.
폴란드는 99년부터 A 매치 전적 4무 6패로 10경기 연속 무승이었으나 2002월드컵 지역예선을 시작으로 수비에 무게를 둔 결과 12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벌이며 본선 티켓을 따냈다.
즉 폴란드가 최상의 전력을 낼 수 있는 상황은 수비 중심의 축구를 할 때이고 개최국과의 첫 경기에서 이런 형태를 버리고 공격축구로 나설 리가 만무하다.
폴란드는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과 함께 카우주니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수비 중심의 경기를 풀어나갈 전망이다.
물론 치열한 미드필드 싸움 속에서 카우주니가 올리사데베, 크리샤워비치에게 밀어주는 스루패스는 가장 유력한 공격 방법이다.
전반이 끝나면 상황이 틀려질 것이 뻔하다.
폴란드가 16강 진출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한국에게서 1승을 거둬야 한다.
공격라인이 한국 진영으로 쏠릴 것이고 수비에서의 공격가담도 빈번이 이뤄질 것이 뻔하다.
한국 축구가 폴란드를 꺽을 수 있는 비법은 여기에 있다.
수많은 관중들의 응원소리에 홀려 공격축구로 나섰다가는 큰 코 다치기 쉽상이다.
오히려 안정적인 수비라인을 구축하고 조급해지는 폴란드가 공격축구로 전환할 경우 역습을 노리는 것이 폴란드를 꺾을 수 있는 비책.
특히 왼쪽을 맡고 있는 미첼 제부아코프(모스크론)를 비롯한 수비수들이 장신이기 때문에 이천수, 최태욱 등의 빠른 돌파는 한국에게 승리를 안겨다 줄 가능성이 가장 많은 전술이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한국과 폴란드의 예선 첫 경기는 양팀 모두 수비에 중심을 둔 경기를 펼치다 후반전에 승부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후반전에 시작되는 폴란드의 공세를 잘 막아내면서 한국이 역습에 성공할 경우 승리할 공산이 크겠지만 반대로 폴란드의 공세를 수비라인이 막아내지 못하거나 맞불 작전을 펼칠 경우 이길 확률은 떨어진다.
다행인 것은 지금까지 히딩크가 중시하는 것이 공격축구가 아닌 수비축구.
수비수는 물론 최전방 공격수까지 90분 풀타임 상대를 압박하며 괴롭힐 수 있는 수비력을 중시했다.
한국은 지금까지 준비한 수비력으로 폴란드를 깨뜨릴 계획이고 폴란드는 수비중심에서 체력을 앞세운 후반 대공세로 승리를 따낼 공산이 크다.
아무래도 한국과 폴란드의 첫 경기는 수비축구의 진수를 보게 될 듯 싶다.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