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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 블랙박스]'스타만들기' 기획사 역할 점점 커져

입력 | 2002-02-18 18:12:00


스타가 되는 지름길은?

물론 이 질문에 정확한 답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스타 지망생의 재능, 노력, 운 등의 여러 가지 요인 외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그 스타 지망생을 끌어주고 뒷받침 해줄 수 있는 기획사의 능력이다.

전국의 대학교에 점점 더 많은 수의 연극 영화과가 신설되고 수많은 스타 지망생들이 연예계를 기웃거리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급속히 팽창하고 있는 현실에서 연예 기획사들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아무리 뛰어난 외모에 천부적인 끼와 재능을 갖추고 있어도 연예계라는 시장에 나와있지 않으면 업계에서 그 사람을 선택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스타가 될 수 있는 인적 자원을 발굴해 포장할 수 있는 사람들은 바로 기획사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길거리에서 우연히 방송 관계자에게 발탁될 수도 있고 인맥을 통해 추천을 받아 연예계에 데뷔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스타 발굴 시스템에 의해 철저하게 만들어지고 다듬어진다.

KBS 등 지상파 방송 3사에서 공식적으로 연기자들을 선발하고 각종 미인 대회가 전국의 미인들을 추려주며 수많은 신인 배우와 가수들이 오디션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지만 그 이후의 관리는 전문가들의 손을 거치게 된다.

‘H.O.T’가 소속돼 있던 SM 기획이나 핑클의 소속사인 대성 기획 같은 경우 재능 있는 청소년들을 발굴하기 위해 캐스팅 담당 직원들이 전국의 학교를 돌며 인재들을 찾아낸다. 그리고 나서 쓸만한 재목들을 철저하게 가르치고 연습시켜 새로운 팀으로 만든 뒤 대중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보아도 오디션에 참가한 오빠를 따라갔다가 발탁돼 기획사의 치밀한 전략 아래 탄생된 스타이다.

연기자의 경우는 좀 더 다양한 경로가 있을 수 있다. 한석규 장동건 정준호 이병헌 안재욱 차태현 심은하 김남주 등은 방송국 공채 출신이고 김승우 신현준 박상민 정선경 이정현 등은 영화사에서 실시한 배우 모집에서 뽑혀 영화 배우가 됐다.

이승연 고현정 염정아 김사랑 등은 미스코리아 대회를 통해 연기를 시작했고 이정재 이영애 고소영 전도연 주진모 조인성 고수 등은 CF에서 신선한 매력을 보여주다가 드라마에 캐스팅 되면서 스타의 자리에 올랐다.

유지태 정우성 차승원등은 패션 모델을 하다가, 배두나 김민희 신민아 전지현 등은 청소년 잡지에서 화보 모델을 하다가 드라마에 캐스팅 돼 신세대 스타의 자리에 오른 경우다.

오랫동안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다가 뛰어난 연기력으로 영화사에 스카웃 되면서 스타가 된 경우로는 유오성 송강호 신하균 박상면 등이 있다.

영화사에 나가 허드렛일을 하면서 배우의 꿈을 키우다가 발탁이 된 박중훈의 경우도 인간 승리라 할 수 있고 방송국 엑스트라나 스태프로 일하다가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스타가 된 윤다훈 임창정 박철의 경우도 있다.

이처럼 수많은 스타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각고의 노력으로 오늘날의 위치에 올랐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어찌 보면 이들은 천운을 타고난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날 길거리를 지나다가 우연히 발탁되기보다는 방송국이나 영화사의 공채 시험을 보거나 혹은 스스로 유명 기획사를 찾아다니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지름길이다. 스타 파워가 더욱 강해진 요즘, 그 스타가 출연하는 작품에 그 스타의 소속사에서 추천하는 신인 한 명을 끼워 넣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영찬 시나리오 작가 nkjak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