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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중학중퇴불구 염색공예로 교수된 신계남씨

입력 | 2002-02-18 20:19:00


“관심을 갖고 정성을 쏟으면 아이디어가 계속 생겨요.”

중학교 중퇴 학력으로 대학교수가 된 신계남(申季男·55·경북 안동시 태화동)씨. 1999년 8월 경북 영주시 동양대 패션디자인학과 강사로 강단에 선 신씨는 전문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8월 교수로 발탁됐다.

“공부를 할수록 재미있고 새로운 생각과 기운이 솟아나요. 공부할 것도 더 많이지고…. 학생들을 가르치기에 앞서 자기자신부터 재미를 느껴야 합니다.”

9남매의 장녀라 가정형편상 포항여중 2학년을 중퇴했지만 천으로 만들기를 좋아하던 어릴 적 꿈을 버리지 않았다. 아들이 84년 대입준비를 하면서 공부에 매달리자 아이들만 고생시켜서는 안되겠다 싶어 사군자를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엔 종이에 사군자를 그렸어요. 사군자에 빠지다보니 매난국죽을 천에 그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천연염색한 천에 대나무와 난초를 그려보니 아주 멋졌어요. 92년 첫 개인전을 열게되는 기회도 마련했고요.”

신씨의 솜씨가 주위에 알려지면서 94년부터 안동여성회관에서 주부들에게 강의를 하는 한편 한국의상전 경주문화엑스포 천연염색전 대구섬유축제 전통공예명품전 등에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대학강단에 선 이후에도 한국전통공예학교 민화과정 2년을 수료하고 부산대 사회교육원에서 한국전통복식을 공부하는 등 전문성을 키우는 데 열성을 쏟았다. 지난해는 전승공예대전에서 문화체육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지도를 받고 올해 처음 졸업하는 동양대 패션디자인학과 학생 30명은 모두 취업에 성공했다.

천연염색천에 나비 100마리를 그린 백접도(百蝶圖)로 18일 의장등록을 받은 신 교수는 “대나무와 난초 그리는 것이 좋아 시작했는데 오늘 같은 결과가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영주〓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