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쌀(3만t)이 93년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타결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에 수입됐다. 더구나 정부는 이를 위해 국제입찰 조건을 미국산 쌀 판매회사에 유리하도록 바꾸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9일 지난달 말과 이달 초에 걸쳐 수입된 미국산 쌀 3만t에 대해 납, 카드뮴 등 유해물질 성분을 검사했으나 모두 기준치를 통과해 유통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쌀은 농림부 의뢰로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지난해 국제입찰을 통해 수입한 것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식약청 검사 결과 이상이 없어 미국산 쌀 3만t 수입 절차가 완료됐다”면서 “95년 정부가 외국 쌀을 수입한 이래 국제입찰을 통해 미국 쌀이 공식수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국내 쌀 재고량이 많아 미국산 수입 쌀은 술 과자 떡 라면 등 식품가공용으로 쓸 계획이다.
한편 농림부는 지난해 일부 쌀 수입물량의 입찰 조건을 국제 최상급품질인 ‘US NO.1’규격으로 바꾸었다. 이는 품질은 좋으나 값이 상대적으로 비싸 수입되지 못했던 미국산 쌀의 수입을 가능토록 하기 위한 조치. 정부는 95년 이후 쌀 국제입찰시 조건을 중간 품질인 ‘US NO.3’ 규격으로 정해 중국 태국 베트남 인도산을 들여왔었다.
정부는 UR협상시 쌀시장 전면개방을 2004년까지 유예받는 대신 ‘최소시장접근(MMA)물량’을 해마다 늘려 수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평균 소비량의 1%인 약 5만700Ot을 95년 수입한 것을 시작으로 98년에는 약 10만t, 2001년에는 2.5%에 해당하는 14만2520t을 수입했다. 올해는 3%, 2004년에는 4% 수준의 쌀을 수입할 예정이다.
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