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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 ‘제2의 덩샤오핑’ 노리나

입력 | 2002-02-19 18:05:00


제2선으로 한발 물러날 듯한 관측을 불러일으켜 온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가 돌연 ‘3개 대표’ 이론을 제창하고 나선 배경은 무엇일까. 중국의 급속한 경제 사회 변화에 따른 공산당의 위기감과 자신의 향후 입지를 겨냥한 2중 포석이라는 데 당 내외 인사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중국 사회는 1978년 개혁 개방 이래 지난 20여년간 큰 변화를 거쳤다. 지난해 중국 경제는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 제6위의 규모로 올라섰으며,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세계 경제 질서와 규칙에 맞게 국내 법규정과 관행을 고쳐야 하는 등 국제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중국을 지속적으로 통치하고 집권당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회의 변화에 이끌려가는 게 아니라 이를 선도하고 추동하는 새로운 당으로 거듭나야만 한다는 것. 이것이 장 주석이 주장한 이른바 ‘3개 대표’ 이론의 요체다.

장 주석은 이와 함께 이 이론을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을 잇는 제3의 지도사상으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스스로 ‘제2의 덩샤오핑’이 되기 위한 수순도 밟는다는 분석도 있다. ‘3개 대표’ 이론은 지난해 가을 제15기 6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5기 6중전회)에서 이미 지도사상으로 인준받았고, 오는 가을 제16기 전체대표대회에서 최종 인준 여부를 남겨두고 있다.

장 주석의 이 이론이 당 지도사상으로 자리잡으면 장 주석은 비록 후진타오(胡錦濤) 부주석에게 국가주석 자리를 물려주고 퇴진하더라도 만년의 덩샤오핑처럼 중국의 최고실력자로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게 관측통들의 풀이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 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