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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30대초 세 여성의 베트남 자유여행기

입력 | 2002-02-20 17:53:00


《나 스스로 선택한 일정에 내 스타일대로 자유롭게 다니는 ‘나홀로 여행’ . 모든 여행자의 화두이자 바램 아닐까. ‘바람의 딸’ 을 자처하는 30대초반 3인의 싱글이 최근 베트남에 다녀왔다. 1인당 28만원(항공료 제외)으로 4일간 지낸 나홀로 여행기다. 글을 보내준 구정아씨는 에어캐나다 한국사무소 마케팅담당 과장.》

정말 바람처럼 빈 손이었다. 간단한 손 짐외에 든 것은 여행가이드 한 권 뿐. 하지만 이번 여행의 결산을 하자면 ‘대박’이라고 할 수 있다. ‘기민한 여행전략’ 덕분에 ‘색다른 경험+알찬 재미’를 모두 거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은 출발부터 불안했다. 호치민행 항공편은 짙은 안개로 2시간이나 늦게 출발, 결국 오전 1시나 돼 현지 공항에 도착(5시간 비행)했다. 예약한 호텔에서 약속한 공항픽업 서비스가 취소되지나 않을 까 내심 걱정이 됐지만 다행스럽게도 연락을 받은 현지 교민이 반갑게 맞아주어 일단 호치민 ‘연착륙’에는 성공.

그러나 호텔로 가는 택시안에서 불안은 현실로 나타났다. 우리의 ‘무모한’ 계획을 듣던 그 분이 한심했던지 아니면 안쓰러웠던지 알짜배기 여행정보 보따리를 풀어 놓으셨다. 그 정보가 바로 이번 여행의 성공에 밑거름이 됐음은 물론이다.

#‘신 카페’를 찾자

신 카페는 싸고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는 카페로 배낭여행자의 거리 파우라우에 있다. 그러나 카페보다는 여행사로 더 유명. 카페가 유명해지면서 여행자의 사랑방이 된 후 지금은 카페를 겸한 여행사로 발전했다. 여행가이드는 모두 영어가 유창한 40대 베트남 남성.

신카페를 찾아야 할 또 하나 이유는 버스다. 마치 한국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으니까. 왜냐 하면 버스 외부에 한글로 ○○백화점 아니면 노선번호가 씌여 있었기 때문인데 모두가 한국으로부터 수입 당시 그대로 운행된 탓. 신카페 주변에는 저렴한 숙소도 많아 숙소가 마땅찮으면 신카페부터 찾는 것도 좋을 듯 했다.

△주소 246-248 De Tham St., Dist 1, Ho Chi Min City △홈페이지 www.sinhcafevn.com △전화 84-8-836-9420(팩스 9322) △이메일 info@sinhcafevn.com

#현지여행은 패키지 투어로

신카페의 투어패키지 분석 결과, 가격도 저렴하고 영어가이드의 수준도 괜찮아 4가지 모두 참가했다.

▽호치민 시티투어〓오전 8시∼오후 4시. 오전에는 프랑스 식민시대에 지어진 아름다운 프랑스풍 노트르담성당과 중앙우체국, 그들이 가장 증오하던 팍스 아메리카나의 상징건물인 ‘전 주월 미국대사관’에 전쟁의 참상이 담긴 사진과 당시 무기 등을 그대로 전시중인 전쟁박물관 등. 오후에는 차이나타운과 빈마켓 벤탄마켓등 큰 도매시장등을 둘러 보았다.

▽구치터널과 카오다이 사원 투어〓오전 8시반∼오후 6시. 구치터널은 미국이 베트남을 이길 수 없었던 이유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거대한 땅굴기지. 강안을 따라 총연장 수백㎞에 달하는 땅굴을 판 뒤 기지화한 베트콩은 이 땅굴에 숨어 쉴 새없이 퍼붇던 미군의 공습을 견뎌내고 수시로 기습을 감행해 미국을 괴롭혔다고 했다. 카오다이사원은 베트남 최대의 종교사원으로 불교 유교 도교에 토속신앙과 기독교 이슬람교까지 여러 종교가 총망라된 화려한 건축양식이 눈길을 끌었다.

▽미토 & 메콩델타 투어〓오전 8시15분∼오후 6시. 호치민시에서 멀지 않은 메콩강의 하류는 흙탕이었지만 주변의 야자수와 어울려 빚어내는 풍광은 훌륭했다. 선착장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삼각주의 플랜테이션농장에 건너가 과일 맛을 본 뒤 다시 사공이 젓는 나룻배로 갈아타고 폭 2,3m의 수로를 따라 야자수 우거진 정글을 여행하는 독특한 수상투어.

#베트남에서 음식 맛보기

▽토속음식〓‘포’라는 쌀국수는 베트남인의 주식이었다. 어디서든지 먹을 수 있었는데 어떤 식당이든지 음식맛은 ‘노 프로블럼’을 지나 ‘만사 O.K.’였다. 고이꾸온(Coi Cuon)은 지금도 생각날 만큼 입맛이 당겼다. 쌀국수와 민트잎 부추 데친 새우 돼지고기를 쌀로 만든 전병에 말아 둔 쌈인데 느엄막이라는 베트남간장(생선젓국)에 찍어 먹는다. 5가지 요리를 맛보는데 17만동(14달러)정도. 주의할 것은 물수건. 따로 돈을 받을뿐더러 특유의 향이 있으니 조심. 우리가 들른 식당 ‘반 씨오’(Bhan Xeo)의 현지 주소와 전화번호는 다음과 같다. Quan 46A dING Cong Trang Q1 Hochimin City/84-8-824-1110

▽프랑스식 디너〓사이공호텔 근방 동두(Dong Du)거리의 르 메콩(Le Mekong)을 찾았다. 바이올린으로 올드팝이 연주되는 고풍스런 이 레스토랑에서는 호텔 수준의 풀코스 스테이크(19달러)와 랍스터(바닷가재·29달러)가 제공됐는데 분위기, 맛 그리고 가격까지 모두 엑셀렌트였다. www.benthantour.com/lemokongdongdu

#호치민시의 교통 및 숙소

▽택시〓종류가 하도 다양해 아직도 정확한 차이를 모르겠다. 들은 바로는 모두 기본요금 1만2000동(1달러)에서 시작한다는 것인데 아닌 것도 있었다. 한번은 ‘미터 택시’라고 쓰인 노란택시를 탔는데 기본요금이 8000동으로 저렴해 이상하다 했더니 미터기가 고장난 듯 요금이 추가돼 놀랐다. 교민이 조심하라 했던 바로 그 ‘폭포수 택시’였다.

▽씨클로〓베트남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인 삼륜자전거. 요즘은 바가지요금도 많고 으슥한 곳으로 데려가 돈을 빼앗은 경우도 있었다고 하니 가급적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싶었다.

▽호텔〓우리는 ‘이퀘토리얼’이라는 특급호텔(호치민시티 1, 5구역 경계)에 묵었는데 객실요금이 3인 기준으로 1박(조식 포함)에 65달러로 저렴했다. 한식과 김치 고추장도 있었다. 이 호텔은 항공권을 구입했던 서울의 한 여행사에서 예약해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