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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피겨 박빛나 혹독한 올림픽 신고식

입력 | 2002-02-20 17:54:00

박빛나가 피겨스케이팅 女싱글쇼트프로그램서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안 그래도 잔뜩 긴장됐던 박빛나(17·대원여고)의 얼굴은 첫 점프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하자 더욱 굳어져 버렸다.

20일 아이스센터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박빛나는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트리플 러츠(뒤로 진행하다 오른발 토를 찍어 세 바퀴 회전하는 것)’ 기술을 구사하다 빙판에 넘어졌다. 관중석에서 터진 “오∼”하는 탄성의 소리.

박빛나의 기술점수는 6점만점에서 모두 3점대. 예술점수는 그래도 조금 나아 1명을 제외하곤 4점대 초반의 점수를 얻었다. 하지만 27명의 출전선수 중 26위를 기록해 24위까지만 주어지는 22일 프리스케이팅(롱프로그램)에 진출하지 못하고 탈락했다.

“많이 떨렸어요. 지난해 세계선수권보다 더 긴장됐던 것 같아요. 나가자마자 실수한 게 너무 아쉬워요.”

올림픽 출전 자격을 주는 예선경기가 없던 때에는 한국 여자 선수가 피겨스케이팅에 참가한 적이 있으나 규정이 바뀐 뒤부터 예선전에서 티켓을 따내 올림픽에 나간 건 박빛나가 처음. 그는 지난해 밴쿠버세계선수권대회에서 23위를 차지해 23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출전 자격을 얻었다.

박빛나는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서구 선수들보다 많이 부족하다”면서 “심판들이 금발의 선수들에게 점수가 더 후한 것 같다. 아마 넘어지는 실수를 안 했어도 프리스케이팅에 나가긴 힘들었을 것”이라며 처음 경험한 올림픽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솔트레이크시티〓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