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 인근 경의선 도라산역을 방문하기 불과 10여시간 전인 19일 밤 소총 등으로 무장한 북한군 병사 1명이 서부전선으로 귀순, 군 당국이 귀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국방부는 20일 “북한군 주성일 상급병사(22·우리군의 병장 계급에 해당)가 19일 오후 11시18분경 경의선 남측 최북단 도라산역 부근인 경기 파주시 장단면 도라산리로 귀순해와 관계당국에서 합동신문 중”이라고 발표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군 병사는 인민군 방한복 차림에 AK소총 2정과 탄창 5개를 휴대하고 있었으며, 도라산역 남서쪽 1.2㎞ DMZ를 통해 귀순했다.
이 병사는 DMZ에 들어서면서 귀순 사실을 알리기 위해 공중을 향해 7발을 쐈으며, 한미 양국 대통령 방문을 앞두고 비상경계 중이던 아군 초병이 총성을 듣고 열상관측장비(TOD)로 확인해 안전하게 유도했다고 군은 설명했다.
북한군 병사는 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이 방한했다는 얘기는 들었으나 도라산역에 오는 일정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한미 양국 대통령의 도라산역 및 전방 미군부대 방문에 따른 경호 문제 등을 고려해 북한군 병사의 귀순 사실을 20일 오후에야 공개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