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선(崔箕善) 인천시장이 20일 자민련 탈당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의 탈당의 변(辯)은 “인천시의 5대 과제 해결이 시급한데, ‘자민련의 옷’을 입고 있으면 운신의 제약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5대 과제로는 서북부매립지 개발, 송도신도시 외자유치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앞으로 시장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정치지도자들이나 한나라당, 민주당에 몸담고 있는 ‘옛 민주화 동지’와 자주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시장은 80, 90년대 ‘정치 9단’인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으로부터 총애를 받던 인물. 그래서인지 그의 정치 생명력은 남다른 데가 있다. 93년 관선 시장에 이어 민선 1, 2기를 합하면 10년 가까이 ‘인천의 수장’ 자리를 지켰다. 그런 최 시장이 이날 탈당을 위한 기자회견장에서 스스로를 행정가이기에 앞서 정치인이라고 표현했다.
이같은 ‘정치 지향 마인드’ 때문에 ‘인천 5대 과제 해결을 위해서’라는 그의 탈당이 순수하게 받이들여지지 않는다는 주변의 평가다.
민주화 운동의 경력을 자랑하는 그는 91년 3당 합당에 합류했었고, 98년 4월 신한국당을 탈당해 자민련의 시장후보로 간판을 바꿔 출마해 당선됐다.당시에도 그의 탈당 및 시장출마 변은 ‘지역현안을 원활히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최 시장의 재임기간중 시정 수행 능력은 시청 내부에서조차 그다지 큰 점수를 얻지 못했다.
한 시공무원은 “다른 지역의 경우 시장과 도지사가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 왕성한 로비를 통해 각종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많이 보지만 인천의 경우 그같은 실적이 미미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시장 재임기간동안 국제무역센터의 유치 실패, 인천국제공항∼송도신도시간 제2연륙교 진입도로 국고지원 누락 등의 사례를 열거했다.
그에 대한 이러한 평가를 감안할 때 인천시민들이 과연 그의 탈당 명분을 곧이 곧대로 이해해줄지 궁금하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