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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민간인사찰 지속 의혹

입력 | 2002-02-21 18:08:00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가 1990년 10월 당시 보안사령부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한 윤석양 이병의 양심선언 이후에도 민간인 사찰을 계속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92년 8월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박태순씨(당시 27세)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기무사가 박씨를 사찰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진상규명위 관계자는 “91년 초 당시 기무사 요원이 박씨의 동료였던 노동운동가 이모씨가 군에 입대하자 군내 좌경세력 척결을 목적으로 시작된 모 ‘사업’의 일환으로 박씨와 박씨가 속했던 노동운동 조직에 대한 내사를 펼쳤다고 지난해 11월 진술했다”고 말했다.

진상규명위에 따르면 기무사는 91년 11월 박씨와 박씨의 여자선배 자취방까지 수색하고 비디오 및 사진 채증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기무사 관계자는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있던 이씨에 대해 내사하던 중 그와 관련된 박씨를 비롯한 민간인들에 대해서 통상적인 신원확인을 한 것일 뿐 사찰을 한 적은 없다”며 “기무사는 신원확인 결과 민간인으로 확인되면 즉시 경찰이나 국가정보원 등에 넘긴다”고 말했다.

박씨는 한신대를 중퇴하고 87년부터 수원지역 공단에서 노동운동을 하다 92년 8월 서울 구로역 부근에서 실종됐으나 진상규명위 조사 결과 실종 당일 국철 시흥역 구내 하행선 철로에서 숨진 채 발견돼 행려 사망자로 처리된 것으로 드러났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