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때 한 팔을 잃은 전쟁고아가 국립 전문대 학장이 됐다.
주인공은 다음달 5일 문을 여는 경기 평택시 한국재활복지대학 학장에 내정된 중앙대 김형식(金亨植·56·아동복지학) 교수.
1951년 1·4후퇴 때 다섯 살의 어린 나이에 어머니와 단둘이 북쪽에서 피란을 내려오다 비행기 폭격으로 왼쪽 팔을 잃은 김 교수는 전쟁이 끝나기 전 어머니마저 잃어 재활원과 고아원을 전전하는 불우한 생활을 해야 했다. 하지만 어떤 시련도 배워야겠다는 그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대전에 있는 국내 최초의 장애인재활원에서 중학교 3년까지 마친 김 교수는 서울의 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돈이 없어 경남 거창으로 전학을 가야 했다.
고교를 졸업할 즈음 자신과 같은 처지의 소외계층을 위해 일하기로 마음먹은 그는 67년 중앙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김 교수는 고교 시절 선교사에게 배운 영어실력으로 통역과 번역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렵게 대학을 마쳤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은 다시 한번 그로 하여금 도전의식을 갖게 했다.
대학을 졸업하던 해인 71년 영국 런던대 유학길에 오른 것. 이 대학 정경대학원에서 사회행정학 석사를 딴 김 교수는 다시 호주로 건너가 모나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딴 뒤 모나시대 등에서 19년 동안 사회정책학 교수로 재직했다.
김 교수가 다시 한국에 돌아온 것은 중앙대에 교환교수로 임명된 93년. 이듬해 이 대학에 아동복지학과가 신설됐고 김 교수는 모교의 정교수가 됐다.
한국장애인총연맹 정책위원장 등 다양한 사회활동도 겸하고 있는 그는 “장애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라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의 적극적 자세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