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BC 방송 ‘투나잇 쇼’ 진행자 제이 레노가 21일(한국시간)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이날 있었던 김동성의 1500m 쇼트트랙 실격 판정을 놓고 한국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레노씨는 쇼 오프닝 멘트에서 “고속도로에서 한국인 차가 안으로 끼어들었다”고 운을 뗀 뒤 “이런 일이 오늘 올림픽에서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선수가 반칙을 하고 실격을 당해 (아폴로 안톤) 오노가 금메달을 땄다”며 “고속도로에서도 똑같이 ‘꺼져’ 하고 (한국인을) 쫓아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말했다.
레노씨는 이어 “그 한국인(김동성), 화가 났을 것이다. 집에 가서 개를 걷어찬 다음 아예 잡아먹었을지도 모른다”며 한국인의 보신탕 문화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레노씨의 인종차별적 발언이 SBS TV 뉴스 등을 통해 국내에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미국이 올림픽 정신에 ‘테러’를 가하더니 이젠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프리챌 다음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 ‘투나잇 쇼’ 제작진 e메일 주소를 게재하고 항의 메일을 보낼 것을 촉구했다. SBS 방송사에도 ‘투나잇 쇼’의 e메일 주소를 묻는 시청자들의 전화가 쇄도했다.
‘타도네모’라는 ID의 네티즌은 “개고기 문제까지 걸고넘어지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제이 레노와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항의 메일을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네티즌 임모씨도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 발언으로 한반도를 뒤흔들더니 이제는 다른 방법으로 한국을 코너에 몰아넣고 있다”며 “미국에 대한 사이버 시위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네티즌들은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미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