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석원의 '황소와 닭'
성큼 다가온 봄. 이 즈음에 잘 어울리는 화사하고 따스한 전시회가 열린다.
27일부터 3월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조에서 열리는 박항률 사석원 이석주의3인전 ‘사람, 동물, 자연 그림이야기’.
박항률은 명상적 분위기 속에서 소녀의 그리움과 꿈을 노래한다. 그의 작품은 따스하다.그러나 거기엔 묘하게도 우울함이 숨겨져 있다. 그 덕분에 더욱 환상적이다. 무언가 그리움에서 헤어나기 어려운 봄밤의 분위기에 딱 어울린다.
다양한 동물의 이미지를 포착한 사석원의 그림은 밝고 투명하다. 원색을 이용해 마치 어린아이의 그림처럼 천진난만한 세계를 보여준다. 우울함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햇살 가득한 봄 거리를 걷는 듯하다.
이석주의 그림은 또 다르다. 자연 풍경과 시계를 극적으로 대비시킴으로써 자연과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존재를 되돌아보게 한다. 박항률과 사석원에 비해 좀더 사색적이다.
이광택의 '햇볕 따스한 봄날'
다소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 3인의 작품은 쉽고 편안하며 보는 이의 마음을 맑고 경쾌하게 해준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02-738-1025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갤러리 사비나에서 3월4일까지 열리는 이광택 개인전 ‘나의 이상향’도 솜털 구름처럼 푸근하고 따스하다. 중국 유학시절에 그린 그림들로, 그곳에서 목격했던 가난한 사람들의 남루한 삶을 진솔하고 따스하게 묘사했다. 그 따스함은 자연과 사람, 사물과 사람이 서로 구분되지 않고 하나가 되는 것에서 비롯한다. 그것이 작가의 이상향이다. 모든 것이 하나 되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기법적으로도 기존의 원근법에 굳이 집착하지 않는다. 부드러운 색감과 어울려 전체적으로 봄밤의 분위기처럼 몽환적이다. 02-736-4371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