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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案’ 어떻게 돌출됐나]NYT 논객 칼럼으로 이슈화

입력 | 2002-02-25 18:10:00


사우디아라비아의 중동평화안은 뜻하지 않게 공개됐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중동전문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이달 초 자신의 칼럼에서 똑같은 내용을 제안했다. 얼마 뒤 사우디를 찾은 프리드먼은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왕세자와 저녁을 함께 하던 중 그의 의중을 떠봤다.

“혹시 내 책상을 몰래 뒤진 것 아닙니까.”

아지즈 왕세자는 놀란 표정으로 프리드먼을 바라보았다. 아지즈 왕세자는 같은 내용의 초안을 이미 잡아두었고 다음달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이를 공식 제안할 생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프리드먼이 책상을 뒤졌을 리 만무하므로 ‘어떻게 내 생각을 족집게처럼 알아맞혔느냐’는 얘기를 이렇게 표현했던 것. 다음날 프리드먼은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전제로 이뤄진 이날 대화를 17일 게재될 자신의 칼럼에 그대로 전재할 수 있는지를 타진했다. 종종 사석에서는 평화안에 대한 진지한 제안을 하다가 공식석상에서는 이를 부인하는 전례가 많았기 때문. 그러나 왕세자측이 기꺼이 전재를 허용함으로써 중동평화안은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