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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심장판막수술 美서 첫 성공

입력 | 2002-02-26 00:15:00


임신부 자궁 속에 있는 태아의 좁아진 심장 판막을 넓히는 수술이 미국에서 최초로 성공했다고 뉴욕타임스지가 25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11월 태어난 아기 잭이 임신 23주째 심장 판막을 확대하는 수술을 받은 뒤 건강하게 태어나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다고 전했다.

태아의 심장 수술은 그동안 세계적으로 12번 시도됐으나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공상과학소설’에서나 가능했던 수술이 성공한 것이라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작년 여름 임신 20주째이던 잭의 어머니는 병원에서 태아가 대동맥 판막이 심하게 좁아져 있고 왼쪽 심실이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런 경우 대부분 왼쪽 심실이 성장을 멈추면서 쓸모가 없어져 반쪽 심장을 가지고 출생하게 되며 태어난 뒤 3번에 걸쳐 심장수술을 받아야 한다. 또 50만달러(약 6억5000만원)의 비용이 드는 데다 사망률이 30%에 이르고 수술을 받아도 심장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힘들어 결국 심장 이식을 받아야 한다.

수술을 맡았던 칠드런병원의 심장학 전문의인 워인 투레츠키 박사팀은 잭의 어머니 복부를 절개해 자궁 속에 든 잭의 심장 판막을 수술바늘로 넓히는 방식을 택했다. 초음파 영상을 동원했지만 당시 잭의 신장이 6㎝ 정도였고 심장은 포도알 만한 크기여서 수술은 매우 어려웠다.

수술 결과를 확신하지 못해 잭의 출산시 즉각 심장수술을 할 태세를 갖췄던 투레츠키 박사팀은 잭의 심장이 힘차게 박동하는 것을 확인하고는 감격했다. 뉴욕타임스지는 잭과 같은 증세를 앓고 있는 아이가 미국에서만 연간 600∼1400명 정도 태어나고 있다며 이번 성공은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선대인기자 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