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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명단 최초 발견

입력 | 2002-02-26 00:37:00


일제의 침략 전쟁에 강제 동원된 한국인 일본군위안부 800여명의 명단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는 3·1절 83주년을 맞아 소장 자료를 정리하던 중 일본군위안부 명단이 기록된 ‘상하이(上海) 한국부녀공제회 수용 인원 명부(사진)’를 확인해 25일 공개했다. 그동안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사례와 증언은 많이 있었으나 위안부 명단 등 구체적 실증자료가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료는 광복 직후인 1945년 11월 중국 지역에서 어렵게 생활하던 일본군위안부들을 수용해 이들을 구제하고 고국에 귀국시키기 위해 결성된 상하이 한국부녀공제회가 작성한 것. 부녀공제회는 당시 상하이 거주 교포였던 공돈(孔敦) 권후원(權厚源) 강대형(姜大衡) 임영호(任永浩) 등 4인이 만들었다.

총 86쪽짜리의 이 명부엔 상하이 한국부녀공제회의 결성 취지, 생활 규칙, 직원 명부, 경비 명세표, 수용 부녀 총연원표(연인원), 수용 인원 명부 등이 들어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1945년 11월부터 46년 4월까지 6개월 동안 이곳에 수용된 연인원은 총 6만6536명. 이 중 이번에 발견된 명단에 들어 있는 인원은 831명으로, 여자가 807명, 남자가 24명이다. 남자들은 위안부의 아들이거나 한국부녀공제회의 직원일 것으로 연구소는 추정하고 있다.

명단엔 이름과 나이 출신지가 적혀 있다. 나이를 보면 20대가 71%, 30대가 14%, 10대가 10%이며 이들은 46년 4월까지 수용돼 있다 대부분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의 이동언(李東彦) 책임연구원은 “일본군위안부의 명단은 물론이고 광복 직후 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획기적인 발견”이라면서 “일제 침략만행 연구에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또 “이들 중 생존자가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