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은 어린이들이 13세가 되면 부모들이 자녀에게 손목시계를 선물로 주는 의식을 행한다. 이제부터는 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아끼란 뜻이다. 우리도 많은 어린이들이 시계를 차고 다니지만 이런 의식을 행하지는 않는다.
사실 어려서부터 시간을 잘 지키지 않고 허비하는 습관이 들면 그는 돈을 잘 관리하는 요령을 배웠다 하더라도 경제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자신의 성공을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시간의 사용에서 보통 사람들을 앞서고 있다.
미국에서 최고경영자가 된 사람들을 보면 ‘45분’이란 숫자를 발견하게 된다. 미국 폭스앤코의 CEO이자 경영관련서적 저술가인 제프리 폭스에 의하면 백만장자들은 대개 어떤 일을 할 때 남보다 45분 먼저 시작하고 45분 더 일한다. 그러니 결국 1시간 30분을 더 그 일에 힘을 쏟는 것이다.
또다른 경영학자 토마스 스탠리는 백만장자들이 일반 근로자에 비해 평균 5시간이상 하루에 더 일한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이를 일년으로 더해 계산해 보면 얼마이고 평생이면 또 얼마인가. 즉 시간 사용량이 개인의 경제적 성공의 척도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어린이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든 그 분야에서 가장 훌륭한 업적을 쌓으려면 능력 이전에 우선 시간사용량에 도전해야 하는 것을 일찍 깨우쳐야 한다.
어린이들은 용돈을 받아야 자기에게 돈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귀한 ‘시간’이 자기 손에 있음은 잘 모르고 자란다. 요즘 주부들 사이에서 물 통장이 관심을 끌고 있다. 물을 아끼면 그만큼 돈이 아껴지니 이를 통장에 기입해 돈으로 환산하자는 시민운동이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빌리자면 어린이에게는 일기장의 한쪽에다 시간 통장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초(秒)경영’으로 유명한 삼원정공은 직원들의 직급에 따라 근무시간을 초단위로 나누어 돈으로 환산해 보여주면서 시간의 중요성을 알린 유명한 일화를 갖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시간을 돈으로 계산해 하루에 허비하지 않고 아낀 시간을 일단 통장에 기입해보도록 하면 어떨까. 또 생산적으로 더 사용한 시간도 통장에 기입하면 돈을 경제적으로 이해하고 소중하게 여기리라 본다. 하지만 부모가 먼저 시간을 돈으로 여기는 모범을 보여야 이 교육은 성공하게 된다.
경기대 교수·경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