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도 강남과 강북이 있다.’
1980년 이후 연 평균 9%대의 놀라운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 ‘한강의 기적’ 운운하며 샴페인을 터뜨렸던 우리나라가 그랬듯, 짧은 기간에 급격한 성장을 하고있는 중국 또한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다.
SBS 특별기획 ‘2002 차이나 24시’(3월 1일 오전 9시) 제작진은 중국의 음력설인 ‘춘절’을 전후해 10일간 현지에 머물면서 단기간의 경제성장이 벌려 놓은 중국 남쪽과 북쪽의 생활상을 취재했다.
제작진은 두 팀으로 나눠 한 팀은 상하이의 외국인회사에 근무하는 젊은 직장인 천위에후씨(33)가 1200km 떨어진 후난성 창사시로 귀향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다른 한 팀은 베이징에서 작은 식당을 경영하는 조선족 장창룡씨(39)가 1600km 떨어진 길림성 옌볜자치주의 안도현으로 설을 쇠러 가는 모습을 쫓았다.
천위에후씨는 아내와 딸을 데리고 비행기를 타고 2시간 만에 고향에 도착했다. 그의 고향은 남쪽지방이어서 겨울이지만 기온이 섭씨 10도 정도로 따뜻했으며 춘절 동안 시내는 축제인파로 붐볐다. 차례같은 의식은 문화혁명 뒤 없어진지 오래.
이에 반해 장창룡씨의 귀향길은 고난 그 자체. 아내 누님과 동행한 그는 열차표를 구하지 못해 일단 버스로 중간지점인 선양에 간 뒤 그 곳에서 우여곡절 끝에 버스표를 변통, 2박 3일 만에 고향에 도착한다. 기온이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백두산 아랫마을인 안도에서는 지신밟기도 하고 흐릿한 기억을 되살려 차례상을 차리기도 한다.
제작진은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남쪽과 버스표를 구하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북쪽은 분명 달랐지만 각자의 질서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15억 중국인이 하나되는 이유를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