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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월드컵]인천 경기장 설계변경 건설비 계약보다 2배 늘어

입력 | 2002-03-01 17:59:00


인천시가 월드컵경기가 열릴 문학경기장(남구 문학동)을 건설하면서 수십 차례나 설계를 변경해 건설비가 당초 계약보다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인천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인천시는 94년 문학경기장 건설공사에 착수한 이후 지난해 12월 완공할 때까지 총 39차례에 걸쳐 설계를 변경했으며, 이 과정에서 공사비가 당초 계약금 1342억원에서 2610억원으로 94.5% 증가했다.

공사비 증액을 분야별로 보면 건설비의 경우 12차례 설계변경을 해 당초 950억여원에서 1899억여원으로 99.9% 늘어났다. 또 전기와 통신 설치비는 16차례 설계변경에서 117억여원에서 315억여원으로 169.2%, 주차장 설치비는 11차례 설계변경을 해 266억여원에서 396억여원으로 48.9%가 각각 증가했다.

이 같은 공사비 규모는 관중석 1석당 519만여원꼴로 같은 종합경기장인 부산(409만원)과 대구경기장(446만원)뿐만 아니라 축구 전용경기장인 서울(309만원)과 대전(359만원), 서귀포경기장(266만원) 등에 비해 훨씬 많은 것이다. 이는 경기장 지반이 암반이어서 공사 자체가 어려워 공기가 늘어난데다 설계변경이 너무 잦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천시의회 신맹순(申孟淳) 의원은 “설계변경을 너무 자주 하는 바람에 공사비가 많이 들었고 공사기간도 다른 도시보다 2∼3배 더 걸렸다”면서 “설계변경이 공사비를 부풀리거나 당초 설계나 시공상의 하자를 가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는지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경기장 지붕막 구조 교체와 월드컵조직위원회의 시설보완 요구 등으로 설계변경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인천〓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