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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계 의원 고액모금 많아…작년 후원금 분석

입력 | 2002-03-03 18:04:00


중앙선관위가 3일 공개한 지난해 여야 정당의 후원금 모금 액수를 보면 1년 사이 여부야빈(與富野貧) 현상이 두드러지게 완화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여야 정당과 국회의원들이 지난해 모금한 후원금 총액은 999억여원으로 2000년의 1260억여원에 비해 상당히 줄었으나, 총선이 실시된 2000년은 후원금 모금 한도액이 평년의 2배인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후원금 모금 실적도 평년작은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야당에도 돈이 몰린다〓후원금 모금 총액에서 야당인 한나라당은 99년 189억원, 2000년 257억원에서 지난해에는 320억원으로 매년 60억원 정도씩 모금액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에도 조금씩 돈이 몰리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99년 612억원을 모금한 데 이어 총선이 있었던 2000년에는 무려 869억원을 거뒀으나 지난해에는 272억원이나 줄어든 596억원에 그쳤다. DJP공조가 깨지면서 야당으로 돌아선 자민련은 2000년 178억원에서 지난해 83억원으로 후원금 모금액이 절반이나 줄어들었다.

▽국회의원 개인별 모금 실태〓의원 개인의 후원금 모금 실적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의 독식구조가 조금씩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2000년의 경우 다액 모금 순으로 12위까지 민주당 의원들이 싹쓸이했으나 지난해에는 10위권 내에 한나라당 의원 2명이 포함됐다.

지난해 후원금 모금액 1위는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상임고문이었다. 한 고문은 2000년엔 6억6845만원을 모금해 3위였으나, 지난해에는 6262만원이 늘어난 7억3107만원을 모금했다.

2000년 9억130만원을 모금해 1위에 올랐던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상임고문은 지난해에는 2억7552만원이 줄어든 6억2568만원을 모금해 2위로 밀려났다.

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金弘一) 의원은 5억1097만원을 모금해 6위를 기록하는 등 상위 10위 안에는 민주당 내에서도 범 동교동계 의원들이 많았다.

▽다액 모금 의원들은 ‘알짜’ 상임위 소속〓모금액이 많은 의원들은 대부분 국회 상임위원장을 맡거나 ‘알짜’ 상임위로 통하는 재경위 정무위 산업자원위 건설교통위 소속 의원들이었다.

2000년 8위에서 지난해 3위(6억1577만원)로 약진한 민주당 김충조(金忠兆) 의원은 예결위원장이며, 2000년 하위권인 195위에 그쳤으나 5위(5억2366만원)로 껑충 뛴 민주당 최재승(崔在昇) 의원은 문화관광위원장이다.

재경위 소속 의원의 경우 재경위원장인 한나라당 나오연(羅午淵) 의원이 10위에 오르는 등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박병윤(朴炳潤) 김민석(金民錫) 김근태(金槿泰) 이정일(李正一) 강운태(姜雲太) 의원까지 무려 7명이 30위 안에 들었다.

정무위에서는 민주당 한화갑 고문과 박주선(朴柱宣) 의원 및 한나라당 김만제(金滿堤) 의원, 산자위에서는 민주당 소속인 박광태(朴光泰) 위원장과 김방림(金芳林) 김원기(金元基) 의원, 건설교통위에서는 민주당 김홍일 김덕배(金德培)송훈석(宋勳錫) 의원 등이 30위 안에 올랐다.

▽대선 예비주자의 후원금〓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예비주자들은 대부분 상위에 올랐다. 1위인 한화갑 고문 외에 이인제(李仁濟·5억5031만원·4위) 정동영(鄭東泳·4억7391만원·9위) 김근태(金槿泰·3억7101만원·22위) 의원이 상위권에 올랐고, 원외인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노무현(盧武鉉) 고문도 지구당후원회를 통해 각각 4억6547만원과 2억1186만원을 모금했다.

한편 지난해 후원회를 열지 않았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2억9563만원(41위)을 모금했으며,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한 박근혜(朴槿惠) 의원은 3억3465만원(27위)을 모금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모금액이 5711만원으로 최하위권(234위)이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