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대(對)테러전쟁의 확대를 꾀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싸고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간의 공방이 연일 격화되고 있다. 특히 양당의 핵심 당직자들이 상대방을 겨냥해 ‘민주주의를 마비시키려는 사람들’ ‘국론분열을 야기하는 인물’ 등의 극단적인 용어를 구사하는 등 감정싸움 양상을 보이면서 9·11 대참사 이후 모처럼 이룩된 정치권 단합에 균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5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처음으로 예비선거가 실시되는 등 본격적인 선거 시즌에 돌입하면서 대테러전쟁 등 각종 현안을 둘러싼 양당의 정치 공방은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양당의 공방〓토머스 대슐리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1일 ‘대테러전쟁에 분명한 방향이 없으며 성공적이지도 않다’는 자신의 발언을 공화당이 비애국적이라고 몰아 세우자 “히스테리”라며 발끈했다. 대슐리 총무는 “우리는 현 대통령이나 다른 누구에게도 고무도장이 아니며 헌법과 최선의 판단대로 행동해야 한다”며 쏘아붙였다.
이에 앞서 공화당 트렌트 롯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는 성명에서 “미군이 전장에 배치된 상황에서 어떻게 대통령을 비난할 수 있나”며 “대슐리 총무가 국론 분열을 자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톰 딜레이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도 “구역질난다”는 한 단어 짜리 성명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어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꼽혀온 존 케리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2일 공화당을 맹비난했다. 그는 “‘거짓 애국심의 외투’를 뒤집어쓰고 민주주의를 마비시키려는 사람들(공화당)은 군대가 수호하는 진정한 가치를 놓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국민 설득〓민주당에서 대테러전쟁 확대를 물고늘어지자 부시 행정부는 대테러전쟁의 성과와 방향을 적극 설명하며 대국민 설득전에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1일 아이오와주 디 모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의 목표를 성취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며 “국민 대다수는 지금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 국민은 동굴에 숨어있을지 모르는 특정인을 색출할 때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으며 대테러전쟁이 개인의 색출을 넘어선 보다 큰 전쟁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2일 CNN방송에 출연해 “우리가 전 세계 모든 곳에 군대를 파견할 수는 없다”며 “미국의 군사개입은 군사력으로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서 다루기 쉬운 소규모 임무가 대부분”이라고 비난여론을 진화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