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할수록 예의를 지켜라.’
대도시로 유학 온 새내기 대학생이 룸메이트를 대할 때 꼭 새겨야 할 경구(警句)다. 자칫하면 단짝 친구를 잃고 새로 방을 구해야 할지도 모른다.
경남대 학생생활연구소 김원중 교수는 “모든 부분에서 서로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예의를 지키는 첫 걸음”이라며 “상대방에게 기대하거나 의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대와 의존은 서운함과 배신감으로 돌아온다는 것.
사소한 다툼거리도 없애야 한다. 우선 밤늦게 다른 친구를 방에 데리고 올 때는 신중해야 한다.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더라도 낯선 손님을 마냥 반가워할 사람은 드물다. 적어도 룸메이트에게 미리 통보는 해야 한다.
청소와 돈 문제도 중요한 포인트. 대학시절 8년 동안 하숙했던 이도형 변호사는 “어지럽히고 청소하지 않는 룸메이트 때문에 3개월간 마음고생을 하다가 결국 방을 옮긴 적이 있다”며 “한 방을 쓸 때 청소만큼 중요한 예의도 없다”고 충고했다. 그는 “옷이나 양말을 벗어 던져놓는 것도 거슬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자취를 하면 돈 문제로 다툼이 생기기 쉽다. 각종 공과금과 물품 구입비를 놓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기도 한다. ‘이번에는 내가 낼 테니 다음에는 네가 내라’는 식보다는 매번 정확히 반반씩 내는 게 좋다.
‘우리는 친하니 네 것이 내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사소한 것이라도 룸메이트 물건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다. 화장품이나 옷은 말할 것도 없고 볼펜 메모지 빗 손톱깎이 등도 마찬가지다.
김 교수는 “내가 조금 손해본다는 기분으로 찜찜한 일은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것도 함께 사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