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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中 네티즌 “ 메일이 막혔어요”

입력 | 2002-03-04 17:23:00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어요. 너무 황당해요.”

중국 상하이(上海)의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는 장쉬에메이(24)는 요즘 외국에 있는 친구에게 보낸 e메일이 아무런 설명 없이 되돌아오고 있어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e메일 주소를 재확인해 다시 보내봐도 마찬가지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인터넷의 역(逆) ‘철의 장막’ 때문이다.

▽인터넷의 역 ‘철의 장막’〓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의 인터넷 회사들은 중국으로부터무차별적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광고성 스팸메일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 내 인터넷 회사들의 e메일 전송을 아예 막아버렸다. 중국의 스팸메일이 폭증하면서 이들 회사의 서버가 자주 다운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인터넷상에 역 ‘철의 장막’이 쳐진 셈이다.

2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인터넷 회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e메일 전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의 인터넷회사 서버를 속속 차단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런던에 본부를 둔 인터넷 회사 울트라디자인 익스트림 네트워크가 시나닷컴과 소후닷컴, 163닷넷 등 중국의 3대 인터넷 회사의 서버 접속을 막으면서 중국의 인터넷 회사 서버를 차단하는 회사들이 크게 늘고 있다.

▽폭증하는 중국의 스팸메일〓98년 210만명에 불과하던 중국의 인터넷 가입자 수는 지난해 3370만명으로 3년 만에 16배나 늘었다. 가입자 수가 늘면서 스팸메일도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말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중국의 기업들이 e메일을 통한 제품 홍보를 크게 강화한 것도 폭증을 부채질한 것이 됐다.

기술적으로 스팸메일만 골라 차단하기도 어렵다. 엄청난 인력과 자금을 투입해 e메일을 일일이 읽어보지 않고서는 스팸메일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중국의 스팸메일은 이제 세계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법규 미비〓중국엔 스팸메일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다. 누구나 어떤 종류의 메일도 보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 회사는 물론이고 외국 회사까지도 중국의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해 스팸메일을 보내는 사례가 있다. 구멍 뚫린 법규가 스팸메일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 광고메일에 광고표시만 없어도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스팸메일을 대량으로 보내 통신망에 장애를 일으킬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미국 컴퓨터 회사에서 근무하는 중국인 웹 엔지니어 장멍은 “외국회사들이 중국의 스팸메일을 막기 위해 중국 내 인터넷 서버를 아예 끊어버리면 중국 회사는 물론 개인들도 큰 손해를 보게 된다”며 “중국 정부가 스스로 법규정을 마련하는 등 스팸메일 차단 작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