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으로 초고속인터넷을 마음껏 즐기세요.”
연결카드(어댑터)가 장착된 PC 단말기나 노트북PC만 있으면 전화선 등으로 연결하지 않고 무선으로 ‘공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지역이 미국에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전화회사에서 제공하는 가입자회선(DSL)이나 케이블TV 회사의 초고속인터넷 접속서비스에 가입한 사람이 무선송출기를 통해 이웃에 공짜 접속이 가능하도록 전파를 쏘아주고 있는 것. 기술적으로는 고속인터넷 접속을 지원하는 ‘와이파이’(Wi-Fi·일명 802.11)시스템이 급속히 보급된 탓도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아파트로 이사해 전화 및 인터넷서비스를 신청하면 일주일 이상 걸리지만 누군가가 와이파이시스템을 설치해놓은 동네에선 노트북PC에 어댑터만 있으면 즉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진다.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 일대에는 이 같은 무선인터넷망이 특히 많이 깔려있어 다른 도시보다 손쉽게 공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오하이오주의 애크론대학은 최근 캠퍼스 전체를 대상으로 와이파이를 깔아놓아 학생들의 인터넷접속량이 3배나 늘어났다.
넷츠텀블러닷컴(netstumbler.com)은 와이파이시스템이 깔려있는 1만여곳을 지도에 표시해놓고 관련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가정에서 DSL이나 케이블모뎀과 연결하는 와이파이 송출기는 현재 150달러(약 19만5000원) 안팎에 팔리고 있으며 송출기로부터 반경 30m 이내에선 80달러(약 10만4000원) 안팎의 어댑터가 달린 컴퓨터는 무선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40달러(약 5만2000원)짜리 안테나를 설치하면 접속가능구역은 반경 수㎞로 확대된다.
사무기기 도매업체인 오피스 데포의 한 점원은 “무선인터넷접속 열풍을 타고 송출기와 어댑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짜 인터넷 접속인구가 늘어나자 모뎀비용 외에 한달에 약 40달러의 서비스요금을 받고 초고속인터넷 접속서비스를 해주는 타임워너케이블 등은 “케이블 도둑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소송을 내겠다고 아우성이지만 위법성에 대한 법률가들의 해석은 엇갈리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