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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마라톤]권은주 “이젠 한국최고기록”

입력 | 2002-03-05 17:42:00


“한국 최고기록 경신요?. 컨디션만 좋으면 가능할 것 같아요.”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85일간의 고지훈련을 마치고 5일 귀국한 ‘한국 여자마라톤의 간판’ 권은주(25·삼성전자·사진)의 얼굴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훈련을 해본 게 4년만에 처음이에요. 지난해 말 조선일보춘천마라톤에서 2시간31분33초를 뛴 뒤 아무런 부상없이 전지훈련까지 마쳐 날아갈 것 같아요.”

17일 열리는 2002동아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한국최고기록을 세운 뒤 9월 부산아시아경기에서 월계관을 쓰기 위해 강도 높은 고지훈련까지 마친 권은주는 근래 보기 드물게 밝은 모습이었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이번엔 저의 모든 것을 다바쳐 훈련했으니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있을 겁니다.”

97년 ‘마의 2시간 30분벽’을 무너뜨리고 한국최고기록(2시간26분12초)을 갈아치우며 혜성같이 떠오른 ‘마라톤의 선데렐라’ 권은주. 그러나 그에게 지난 4년여 동안은 ‘지옥’이나 다름 없었다. 양발에 번갈아 생긴 족저 건막염 때문에 제대로 달릴수가 없었던 것. 재기가 눈앞에 보이는가 하면 또다시 ‘부상 악몽’에 시달려야만 했다. 각종대회를뛰다가 중도에 포기하기 일쑤였고 완주를 했어도 2시간40분대의 형편없는 기록을 냈을 뿐이다. 오죽했으면 삼성전자의 ‘분위기 메이커’인 그가 지난해 1월 오사카대회에서 2시간41분25초로 15등을 한뒤엔 마라톤을 그만두려고까지 했을까.

하지만 그렇게 떠날 순 없었다.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부상 때문에 포기하기엔 너무 억울했다. 그래서 다시 시작했다. 임상규 감독의 치밀한 연구에 따라 달리는 자세도 다소 엉거주춤하게 바꿨다. ‘문제’의 발에 전달되는 몸무게의 힘을 최대한 적게 하기 위한 것. 효과가 있었다. 지난해 말 풀코스를 완주하고도 발에 아무런 이상 증후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리고 동아마라톤에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해 12월10일 중국으로 떠나 해발 1900m인 쿤밍에서 하루 30㎞가 넘은 거리주와 스피드 훈련, 체력훈련을 실시했다. 처음엔 뛸 때 호흡이 가쁘고 갑자기 체력이 떨어졌지만 이젠 30㎞를 뛰어도 호흡과 체력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가 됐다.

임상규 감독은 “현재 2시간 27분에서 28분 정도 뛸 컨디션을 만들어 놨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한국최고기록도 노려볼만 하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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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